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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부실 괴물' 공수처 활용법

바람아님 2025. 3. 19. 01:24

조선일보  2025. 3. 19. 00:04

계엄 수사에서 바닥 드러낸 공수처
소규모지만 통제 안 받고 권한 막강
언제든 ‘괴물’ 기관으로 변신 가능
‘법조비리수사처’로 기능 줄여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비상 계엄 사태 수사 과정에서 어이없다고 느꼈던 장면이 있다.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다음 날 오동운 공수처장의 출근길 모습이었다. 수사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은 그런 엄중한 순간엔 표정도 관리한다. 수사에 임하는 자세가 그 표정을 통해 국민에게 전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 처장은 마중 나온 공수처 관계자를 만나 활짝 웃으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대통령 체포를 ‘수사 성공’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체포도 조사를 위한 절차일 뿐이다. 조사가 목적이라면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수처는 조사 방법도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세 번 소환 통보하고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국회의원 수사도 이렇게는 안 한다....수사 아마추어가 ‘체포 쇼’만 벌인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일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 25명까지 둘 수 있는 공수처 검사는 현재 14명이다. 규모는 작지만 권한은 막강하다..... 다른 행정기관에서 파견받을 수 있는 정원 제한 규정도 없다. 필요에 따라 경찰은 물론 국세청·금감원 직원 등을 파견받아 순식간에 ‘괴물’ 수사기관으로 변신할 수 있다. 통제도 받지 않는다. 검찰만 해도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인사를 통해 간접 통제를 받지만 공수처장은 대통령이 임명만 하면 아무 통제도 받지 않는다. 공수처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이 상태로 공수처를 방치해선 안 된다. 법조계 일각에선 폐지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이 검찰 개혁의 상징처럼 출범시킨 것이다. 민주당이 폐지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폐지가 어렵다면 기능을 줄여야 한다.....그 취지대로 수사 대상을 검사·판사·고위 경찰관 비리로 좁히고, 이름도 ‘법조비리수사처’로 바꾸는 게 맞다고 본다. 그것이 차선책은 될 것이다.


https://v.daum.net/v/20250319000418764
[태평로] '부실 괴물' 공수처 활용법

 

[태평로] ‘부실 괴물’ 공수처 활용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비상 계엄 사태 수사 과정에서 어이없다고 느꼈던 장면이 있다. 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다음 날 오동운 공수처장의 출근길 모습이었다. 수사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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