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마을에는 당산나무가 한 그루씩 있다. 나무는 높은 곳에 자리해 마을을 내려다 본다. 우람한 당산나무는 여름엔 서늘한 그늘을 만들었고, 겨울엔 위엄있는 풍채로 사람들을 지켰다. 고을 백성들은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당산나무 앞에 모여 기도를 올렸다. 저 섬세한 가지들이 백성들의 간절한 바람을 하늘에 전할 것이라 믿었다.
당산나무는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려 민초의 애환을 듣고, 그것을 하늘에 알린다. 사진가 오상조는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며 당산나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의 작업은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백성들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주는 당산나무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안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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