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계곡을 따라 흐르던 물결은 큰 파동을 그리며 굽이쳤다. 그리고 거침없이 내달려 어디론가 흘러 내려갔다. 그 모습을 응시하던 사진가 한정식은 조용히 셔터를 눌렀다.
그가 담아낸 물결은 거칠면서도 부드럽다. 격하게 움직이는 듯하지만 조용히 멈춰서 있다. 작가가 바라본 물의 모습이다. 물은 지극히 다른 성질을 동시에 갖고 있다. 물이 호수에 있을 땐 연약하고 촉촉하지만, 폭포가 되면 주변 모든 것을 사납게 집어삼키기도 한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의 삶이 그렇다. 때론 화려하고, 때론 고독하고, 때론 고요하다. 손에 잡힐 듯하지만 결국 멀리 사라져 가 버린다. 작가는 사진을 통해 이런 인생의 비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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