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벽과 작은 문이 있다. 시멘트 벽의 표면은 유화물감을 두껍게 발라 붓자국이 선명한 캔버스 같다. 살며시 열린 작은 문은 비밀을 간직한 듯 고요하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무언가 새로운 세상이 있을 것처럼 보인다. 사진가 백승우가 평소에 오가는 한남동 길에서 담은 풍경이다.
사람들은 주변의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처음 보는 것에 열광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낯선 풍경도 시간이 흐르면 진부한 일상이 된다. 매일 보는 동네의 허름한 담벼락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것일 수 있다. 작가는 ‘출근길 시리즈’를 통해 익숙한 주위의 사물도 마음의 문을 열고 대하면 신선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의 향연- 24시간이 모자란 사람들을 위한 변명 (0) | 2014.06.10 |
---|---|
[사진이 있는 아침] 고요함 속에 감춰진 거침 (0) | 2014.06.10 |
[사진이 있는 아침] 당산나무 한 그루 마음에 품은 당신 (0) | 2014.06.08 |
[사진이 있는 아침] 해맑은 영혼의 들꽃같은 미소 (0) | 2014.06.07 |
사진이 있는 아침] 도시인의 고향풍경 (0) | 2014.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