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들이 나란히 서 있다. 그냥 건물이라고 하기엔 근사하다. 21세기에 태어난 건축물답게 패셔니스타들이다. 하늘에 구름 한 점 떠 있다. 도시의 멋쟁이 청년 빌딩들 사이를 지나가는 어여쁜 스무 살 아가씨처럼 밝고 상쾌한 모습이다. 사진가 순리는 자신이 살아온 도시의 풍경을 이렇게 재발견했다.(갤러리피치 17일까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더 많은 요즘, 차가운 콘크리트 더미였던 거리에 새 생명이 싹터 자라기 시작했다. 밥 짓는 냄새 구수한 시골집은 아니지만, 도회인이 삶을 이어가는 세련된 공간들이다. 작가는 그 말쑥한 빌딩 사이에 목가적 구름을 배치시켰다. 21세기 도시인의 고향 풍경이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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