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가 아이를 아이가 옆으로 가는 게가 우스워 쫓아갔어요. 도망가던 게 딱 멈추더니 눈 똑바로 뜨고 '덤벼 봐. 이 집게로 꽉 -' 고 작은 집게발이 무서워 꼼짝 못하는 아이에게 '너, 겁쟁이구나!' 한 마디 던지고 구멍으로 쏙! 쪼그리고 들여다보는 아이의 등 뒤 미리 도망간 손가락 꼼지락 ~ ~ 꼼지락 ~ ~ ―이복자(1954~ ) | /유재일 앙증맞게 생긴 게와 겁 많은 천진한 아이의 행동이 풋풋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갯벌은 게들에겐 마당이나 다름없다. 게들은 바닷가 아이들처럼 저들끼리 숨기놀이를 하거나 발자국을 찍으며 논다. 게들이 뽕뽕뽕 뚫어 놓은 게 구멍은 뽀골뽀골 숨 쉬는 갯벌의 숨구멍이다. 사랑스러운 게들이 있어 갯벌은 살아 숨 쉬고 아름답다. 이 집게로 꽉-'하고 아이에게 겁을 주고, '너 겁쟁이구나!'하고 날름 놀리며 구멍으로 쏙 들어가는 게의 모습은 아이들을 닮았다. 집게발이 겁이 나서 등 뒤로 손을 숨기고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는 천진한 아이의 모습은 귀여운 게를 닮았다.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천진한 동심은 언제나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
(출처-조선일보 2013.11.18 이준관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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