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19세기에 디자인된 제품들인가?"
2004년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박물관에서 개최되었던 '크리스토퍼 드레서:디자인 혁명'이라는 특별 전시회의 제품들은
너무 세련되어 그런 의문이 들게 했다.
1850년대 말부터 수많은 영국 기업을 위해 전문적인 디자인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여 '최초의 산업디자이너'라 불리는
드레서가 디자인한 제품들은 하나같이 우아하고 세련되어서 도저히 19세기 유물이라 믿어지지 않았다.
- '주전자와 크리머 세트' - 제임스 딕슨 & 손스 제작,
- 크리스토퍼 드레서 디자인, 1880년, 높이 13.7㎝.
- /사진=제임스 프린츠(James Prinz)
'목적에 부합되도록 디자인한다'는 과학적인 디자인의 원리가 잘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몸체와 손잡이가 이루어야 하는
각도와 위치를 정확히 지키면서 아름다운 특징이 살아나도록 세심하게 배려되었다.
네 개의 날씬한 다리로 받쳐진 우아한 구(球) 형태의 몸체는 뽀얀 광택이 나는 은도금으로 마무리되어 고상한 품격이 느껴진다.
손으로 잡고 차나 커피를 따르기 편하게 배치된 가느다란 원형 손잡이는 칠흑같이 새까만 흑단으로 만들어져 은빛 몸체와
강하게 대비된다.
이 주전자 세트는 고급스러울 뿐만 아니라 사용하기도 편해서 그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4000세트가 넘게 판매되었다.
1845년 영국 정부가 우수한 디자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국립디자인학교(Government School of Design)' 출신인
1845년 영국 정부가 우수한 디자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국립디자인학교(Government School of Design)' 출신인
드레서는 유리·금속·나무·섬유·도자기 제품을 생산하던 제조업체들을 위해 아름답고 품질 좋은 디자인을 개발해주어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그가 디자인한 제품에는 부가적인 장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제조 공정이 단순하여 원가도
크게 절감되었다.
훌륭한 디자인은 오랜 세월이 흐를지라도 그 가치가 녹슬지 않아서 영속적이라는 것을 실감 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