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48] 병까지 탐나는 알프스 산맥의 생수

바람아님 2014. 10. 26. 11:18

(출처-조선일보 2013.04.28 정경원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에비앙의 한정판 생수병 '멜리따' - 프랑스의 세인트 고뱅 패킹 디자인, 2005년,용량 1L에비앙의 한정판 생수병 '멜리따' - 
프랑스의 세인트 고뱅 패킹 디자인, 2005년,용량 1L

"저 생수병 참 예쁜데…." 요즘은 개성 있는 형태의 생수병을 자주 보게 된다. 
생수 소비가 늘어나면서 제조회사 간의 포장 용기 디자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덕분이다. 갖가지 생수 브랜드의 다른 물맛만큼이나 포장 디자인도 제각기 색다른데,
생수를 담는 용기의 소재도 고급스러운 유리부터 저렴한 합성수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보통 생수병을 '페트병'이라 부르는 것은 열을 가하면 녹는 합성수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PET)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생수회사 에비앙(evian)은 해마다 독창적으로 디자인된 한정판 생수병을 
선보여 전 세계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00년 '천사의 눈물'이란 애칭을 
가진 물방울 모양의 용기 디자인을 처음 선보인 이래 에비앙은 
2004년까지 물방울 형태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런데 2005년에는 에비앙 생수의 원산지인 알프스 산맥 모양을 형상화한 '멜리따(Mellitta)'를 출시하여 세계적인 
화제를 몰고 왔다. 프랑스 포장 전문 회사 '세인트 고뱅 패킹(Saint-Gobain Packing)'이 디자인한 멜리따는 투명도가 높은 
특수 유리로 만들어 깨끗하고 순수한 천연 미네랄 생수라는 것을 부각시켜준다. 
산맥의 정상부를 상징하는 삼각뿔 형태의 뚜껑은 화사한 빨간색(크림슨 레드)으로 디자인하여 화사한 축제 분위기를 
더해준다. 멜리따는 디자인이 독특하고, 오래 사용해도 부담이 없는 유리병이므로 소장 가치도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에비앙은 '프리미엄 생수'라는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 폴 스미스(영국, 2010년), 이세이 미야케(일본, 2011년), 
앙드레 쿠레주(프랑스, 2012년),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미국, 2013년) 등 저명한 패션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병을 내놓아 소장가들이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