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높고 경사가 심한 곳을 어떻게 날마다 오르내릴까?
해발 554m 높이의 홍콩 빅토리아 피크 기슭에 밀집해있는 고층아파트를 보면 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서울의 약 1.8배인 1104㎢의 면적에 인구가 700만 명이 넘는 홍콩의 특성상, 비탈진 지역에 집을 짓고 살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홍콩의 자가용 보유율이 4.9%에 지나지 않고, 경사가 심한 곳에는 대중교통의 운행이
어려우므로,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교통 문제가 심각함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홍콩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 30~40m 길이 에스컬레이터 20개와‘움직이는 보도’3개로 구성, 총길이 800m, 1993년 개통.
출퇴근 교통문제 해결이라는 목적에 충실하도록 실용적으로 디자인되었다.
안정된 비례의 철골 구조물은 중립적인 색채로 도색하여 노출했으며, 운행 방향 표시 등 공공 사인의 주목성을 높인 일종의
사회적 디자인이다. 운행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하행, 오전 10시 30분부터 자정까지는 상행이다.
전 구간의 소요 시간은 약 20분이며, 요금은 무료이다.
빅토리아 피크의 경사면을 가로지르는 도로에 맞추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들은 보도로 직접 연결되고,
빅토리아 피크의 경사면을 가로지르는 도로에 맞추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들은 보도로 직접 연결되고,
전체 구간에 계단이 나란히 설치되어 누구나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덕분에 주변에 특이한 레스토랑, 바, 상점들이 밀집되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1990년 착공되어 3년여 만에 완공된 이 프로젝트에는 당초 1억 홍콩달러(약 142억원)가 투자될 계획이었으나,
1990년 착공되어 3년여 만에 완공된 이 프로젝트에는 당초 1억 홍콩달러(약 142억원)가 투자될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2억4000만 홍콩달러(341억원)가 소요되어 "(돈을 먹는) 하얀 코끼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하루 이용객이 당초 계획보다 두 배나 많은 5만5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 있는 홍콩의 명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