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글날에 문을 연 서울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전시물이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훈몽자회' 그리고 '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이다. 모두 14편인 정조의 한글 편지는 새롭다. 정조(1752∼1800)의 삶과 생각이 드러난다. 임금 정조는 큰 학자이기도 했다. 많은 공부를 해서 남긴 글을 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로 묶었다.
정조는 검소했다. 궁궐 전각이 퇴락해도 세금 내는 백성을 생각해서 간단한 수리만 했다. 존엄해야 하는 국왕의 역할을 잘 알고, 궁궐이 만백성이 우러러보는 정치의 중심이라면서도 사치를 금하였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불타 200년간 중건하지 않아도 창덕궁이 있으니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정조는 검소했다. 궁궐 전각이 퇴락해도 세금 내는 백성을 생각해서 간단한 수리만 했다. 존엄해야 하는 국왕의 역할을 잘 알고, 궁궐이 만백성이 우러러보는 정치의 중심이라면서도 사치를 금하였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불타 200년간 중건하지 않아도 창덕궁이 있으니 부족하지 않다고 했다.
↑ 정조의 한글 편지.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정조의 성품은 글씨에서 엿볼 수 있다. 한글 편지 중 세로로 쓴 3∼7세와 41세 때 글씨가 관심을 모은다. 어렸을 때 글씨는 삐뚤삐뚤하지만 내용이 의젓하고, 41세에 가는 붓으로 써서 외숙부인 안국동 홍참판댁에 보낸 편지의 글씨는 단정하고 힘차다.
1793년 12월에 쓴 편지는 외숙모인 여흥 민씨의 안부와 함께 선물 품목을 기재했다. 인삼 쌀 솜 전복 광어 생대구 청어 꿩 곶감 새우알 꿀 등과 돈 100냥이다. 이 편지는 한글박물관 1층에 전시되어 있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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