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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경찰관 부자, 26년 두고 같은 날 순직

바람아님 2014. 10. 28. 09:33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30대 남성의 잇따른 총격으로 숨진 경찰관 2명 가운데 1명의 아버지도 26년 전 똑같은 날 경찰관으로 근무 중 순직한 사실이 밝혀졌다.

26일(현지시간) 폭스 뉴스에 따르면 플레이셔 카운티 셰리프국 마이클 데이비스 주니어(42) 부보안관은 지난 24일 경찰관을 쏴 죽인 마르셀로 마르케스(34)의 뒤를 쫓다가 마르케스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 왼쪽이 아들 마이클 데이비스 주니어, 오른쪽은 아버지 마이클 데이비스 시니어.

마이클 데이비스 주니어가 순직한 이날은 경찰관이었던 자신의 아버지 기일(忌日)인 데다 자신의 43번째 생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있었다고 폭스 뉴스는 밝혔다.

꼭 26년 전인 1988년 10월24일 당시 34세였던 마이클의 아버지 데이비스 시니어는 리버사이드 카운티 셰리프국 소속 경찰로 멕시코와의 접경지역에서 마약밀매 현장을 조사하다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숨졌다.

데이비스 시니어의 동료였던 릭 코슬로 씨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비스 주니어가 숨진 것을 듣고 기절초풍했다"면서 "데이비스 시니어의 사망 소식을 전하려고 집을 찾아갔는데 문을 열어준 아이가 그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와 아들이 26년이라는 세월을 두고 같은 날 순직하는,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면서 "나는 달력을 보고 `하느님 맙소사'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사연을 둘러싸고 `아버지와 아들의 평행이론'(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이론)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폭스 뉴스는 전했다.

앞서 범인 마르케스는 새크라멘토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서 차량탈취를 시도하다가 검문하기 위해 다가온 새크라멘토 카운티 셰리프국 소속 대니 올리버(47) 부보안관에 총을 쏴 살해했다.

그는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 1명과 곧바로 도주했으며, 도주 과정에서 차량 2대를 탈취하고 신고를 받고 추격하던 마이클 데이비스 주니어 등 경찰관 2명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2명이 사망하고 경찰관 1명과 차 주인 1명 등 2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헬기와 수색견 등을 동원해 6시간30분에 걸친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끝에 범인 마르케스를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