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15-1-14 일자]
중국은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소프트외교 전략으로 공자학원을 활용하면서 매년 거금을 투입하고 있다. 공자학원 설립 때 100만달러(약 10억원)를 주고 매년 10만~15만달러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대학들도 중국어 강좌와 강사 양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적지 않아 유치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대가도 치러야 한다.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대만 독립, 티베트·신장위구르 문제 등 중국이 금기시하는 사안을 건드리기 어렵다. 공자학원 공동 운영자이면서도 중국의 허락 없이 인사에 개입할 수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 펜실베이니아대에서는 공자학원을 퇴출시켰다. 캐나다 맥매스터대도 그랬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공자학원이 미국 대학의 학문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문회까지 열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또 다른 우려는 안보불안이다. 공자학원이 순수하게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일방적인 주장을 선전하면서 스파이 노릇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보안정보국은 "중국 공산당이 서방에 침투시킨 '트로이 목마'"라고 표현했다.
엊그제 스웨덴 스톡홀름대가 공자학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10년 전 유럽에 처음 설립된 것이어서 상징성이 크다. 중국 외교부는 "각국의 중국어 및 중국문화 학습 수요에 따라 교사와 교재 등을 지원하고 있을 뿐 학술적 자유를 간섭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만 세계의 반감은 줄지 않고 있다.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학계에까지 공세를 펴 온 중국의 '공자외교'가 역풍을 맞는 형국이다.
공자어록을 자주 인용하는 시 주석은 지난해 7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고 했다. 자기가 원치 않는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공자학원이 세계의 것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모두가 싫다는데야 어쩌겠는가.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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