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1329

옆에서 나란히, 갈기 움켜진 소녀.. 말과 교감 나눈 '동행'이 전한 감동

OSEN  2024. 12. 20. 07:18  말과 사람의 ‘동행’을 주제로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시행한 ‘제27회 말 사진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35점이 발표됐다. 지난 1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제27회 말 사진 공모전 시상식과 함께 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영광의 작품들이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한국마사회 말 사진 공모전은 ‘말’을 소재로 하는 국내 유일의 사진 공모전으로, 1979년 시작되어 올해로 27회 차를 맞이했다. 올해 공모전은 말 복지 증진과 동물복지 인식 확산을 위해 ‘동행’을 주제로 시행됐다. 4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영예의 대상에는 최방원 작가의 '동행'이 선정됐다. '동행'은 여인과 말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유유히 걷고 있는 뒷모습을 담은 흑백사..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겨울 소나무, 희망의 푸른빛

한국일보 2024. 12. 9. 04:30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앙상한 가지만 남은 세상에서 푸르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혹독한 추위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소나무는 지난 한 주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낸 우리들 모습과 닮았다. 뉴스를 통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어두운 소식과 불안감은 우리를 깊은 절망 속으로 몰아넣었고, 칠흑 같은 밤에 갇힌 듯 무력감을 느끼게 했다. 험난한 역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은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잃지 않는 소나무 같다. 소나무의 푸르름은 언제나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소나무가 혹독한 추위를 이겨냈듯이, 우리도 희망을 잃지 않으면 새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푸른 소나무 잎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희..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마지막 잎새의 희망, 그리고 시작

한국일보 2024. 11. 25. 04:30 가을바람이 매서워지면서 나무들은 형형색색의 옷을 벗어던지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다. 길가에 수북이 쌓인 은행잎을 밟을 때마다 ‘바스락’ 소리와 함께 겨울이 다가왔음을 느낀다. 지난주엔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났다. 이제 추워진 날씨에 맞춰 겨울나기 준비를 할 시점이다. 단풍이 물들었던 집 앞 나무에도 잎들이 대부분 떨어져나가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그중 한 그루를 자세히 보니 가지 끝에 마지막 잎새가 달려있다. 떨어진 잎들보다 더 쓸쓸함과 허무함을 남긴 채…. 가지 끝에 위태롭게 붙어있는 마지막 잎새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닥뜨린 우리들 모습을 빼닮았다. 모든 것이 시들어가고 겨울잠에 들기 전,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처럼 우리도 언젠..

[화보]경주박물관 '안압지와 추억, 내 기억 속 월지' 수상작

뉴스1  2024. 10. 15. 14:02 1940년부터 2021년까지 안압지 모습 한자리에 국립경주박물관이 '안압지의 추억, 내 기억 속 월지' 사진 공모전 입상작을 발표했다. 15일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최고의 영예인 으뜸상에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에 촬영한 민병갈 씨의 작품이 선정됐다. 민 씨는 당시 미 정보장교로 근무 중 안압지의 모습을 컬러 필림에 담았다. 당시 국내에서는 컬러 사진은 보기 힘들었다. 입상 작품 중에는 입대를 앞둔 신혼부부와 초등학교 입학을 기념하기 안압지에서 가족과 함께 촬영한 사진 등 총 23명이 수상했다. https://v.daum.net/v/20241015140252942[화보]경주박물관 '안압지와 추억, 내 기억 속 월지' 수상작 [화보]경주박물관 '안압지와 추..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가을 속 여름'을 떠나보내며

한국일보  2024. 10. 7. 04:30 입추가 지난지 두 달이 됐지만, 날씨는 며칠전만 해도 30도를 넘나들며 여름처럼 뜨거웠다. 한 달이 넘게 열대야가 지속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려 한강을 찾았다. 노을이 지는 한강공원은 잔잔한 물결 위로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가족들은 푸른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가지고 온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 한강은 서늘한 가을바람이 스치는 쓸쓸한 풍경으로 변해버렸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쌀쌀한 날씨 탓에 간절기 옷을 갖춰 입지 못한 사람들은 추위에 떨며 몸을 웅크렸다. 길었던 여름의 기억은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쓸쓸한 가을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를 요구한다. 우리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짙은 안개 속 움트는 ‘희망의 빛’

한국일보  2024. 9. 9. 04:31 희미하게 밝아오는 하늘 아래 ‘새벽녘 세상’은 짙은 안개에 휩싸였다. 옛 추억이 깃든 바닷가를 찾았지만 익숙한 풍경은 온데간데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매립된 땅과 먼바다만 희미하게 보일 뿐. 오륙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출을 기대했지만, ‘훼방꾼’인 짙은 안개는 희망찬 새벽을 가렸다. 마치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작은 배처럼, 어디에 시선을 둘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황홀한 일출은커녕 눈앞에는 안개만 가득해 가슴이 갑갑해졌다. 잠시 후 어디선가 안개 사이로 살며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안개가 잔뜩 낀 바다는 나침반을 잃어버린 삶과도 같다. 하지만 언젠가는 안개가 걷히고 붉은 태양이 솟아오를 것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저 배처럼,..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몽환적 아름다움, 해운대 해무

한국일보  2024. 9. 2. 04:31 새벽녘,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부산 해운대 백사장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할 무렵, 낮게 드리운 몽환적인 해무가 장관을 연출했다. 흰 구름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백사장을 순식간에 뒤덮는 광경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안가에 조깅하러 나온 사람들은 붉은 일출과 하얀 해무에 휩싸여 모래사장도, 사람도, 공기도 모두 붉은빛과 흰빛으로 뒤덮였다. 따뜻한 공기가 찬 바닷물을 만나 만들어진 해무는 올해 들어 부산 바닷가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수온과 기온의 차이가 커지면서 해무 발생 빈도가 높아진 것이다. 해무는 야누스의 얼굴을 지녔다.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니다. 입욕이 금지되면서 상인들은 어려움을 겪고, 모..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격랑 속에서 자라나는 강인함

한국일보  2024. 8. 26. 04:30 요즘 들어 신문과 방송에서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격랑’이다. 미국 대선이 혼돈과 격랑 속에 빠져들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격랑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된다. 또한 남북관계는 끝없는 긴장 상태에 있으며 여야는 끝 모르는 대치 속에 갇혀 있다. 원래 ‘격랑’이라는 단어는 거칠고 사나운 파도라는 뜻으로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마침 지난주 부산 송정 앞바다에서 격랑을 맞았다. 제주도와 중부 지역에 큰비를 몰고 온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송정 앞바다도 거칠어졌다. 세찬 바람과 사나운 파도가 해안가를 덮치면서 쉴 새 없이 격랑이 몰아쳤다. 거센 파도는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암초를 단숨에 삼켰고, 해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