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69

클래식 음악은 낡고 오래된 음악일까 [조은아의 낮은음자리표]

한국일보 2022.09.01. 20:01 클래식 음악은 낡고 오래된 음악일까. 몇 백 년이 지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주자들은 이미 수만 번 반복되어 연주된 음악에서 무엇을 다시 재현하려는 것일까. 물론 클래식 음악의 주요 관심사는 낡고 오래된 과거의 걸작이다. 레퍼토리가 워낙 방대해서 입문자의 경우 어디서부터 어떤 곡을 들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가요나 팝송은 단번에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신나는 비트까지 합세하니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지만, 클래식 음악은 겹겹이 층을 이룬 선율에 악곡의 구조도 입체적이어서 한 번 들어서는 영 파악하기 힘들다. 사람들은 으레 익히 아는 것에 흠뻑 빠지고, 익숙한 것을 만나면 크게 기뻐하기 마련이다. 낯설고 복잡한 클래식 음악은 그만큼 높은 ..

[유윤종튜브]러시아에 등 돌린 '발트 3국' 음악가들

동아일보 2022.08.30. 03:02 www.youtube.com/classicgam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발트 3국’으로 불린다. 서로 다른 민족 배경을 갖고 있지만 지리적 역사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1940년 소련에 함께 병합됐다가 1990년 소련에서는 처음으로 나란히 독립을 성취했다. 세 나라 인구를 합치면 600만 명 남짓이며 영토를 다 합쳐도 17만5000km² 정도로 한반도의 5분의 4가 채 안 된다. https://v.daum.net/v/20220830030227809 [유윤종튜브]러시아에 등 돌린 '발트 3국' 음악가들 [유윤종튜브]러시아에 등 돌린 '발트 3국' 음악가들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9월 내한하는 에스토니아인 지휘자 파보 예르비(왼쪽 사진..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27] 다이애나

조선일보 2022.08.29. 03:04 Elton John 'Candle in the Wind'(1997)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과 관심을 전 지구적으로 받은 단 한 명의 왕세자빈 다이애나 스펜서가 불의의 사고로 떠난 지 25년이 흘렀지만 그에 대한 기억은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는 중이다. 타임지가 기술했던 것처럼 다이애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사진에 찍혔던 여성 인물’로, 그 어떤 정치인이나 연예인 스타보다 그의 행적 하나하나가 주목받았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남편인 찰스 왕세자를 비롯한 영국 왕실을 불편하게 했고 그를 죽음으로 내모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https://v.daum.net/v/20220829030418201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25] 표현의 자유

조선일보 2022. 08. 15. 03:00 Metallica 'Eye of the Beholder'(1988) 1988년 전세계 무슬림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던 ‘악마의 시’를 발표했던 인도 뭄바이 무슬림 가문 출신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슈디가 뉴욕에서의 강연 도중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그의 네 번째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이 발표된 후로 번역가가 살해당하는가 하면 당시 신정 공화국을 이끌던 이란의 호메이니가 공개적으로 작가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무슬림 가정에서 자라난 이민자인 살만의 이 소설이 이슬람교에 대한 신성 모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통상적인 견해지만 자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이슬람권에 분노의 불길을 조장하고 말았다. https://news.v.daum.net/v/202208..

[이지영의 클래식 노트] '부잣집 도련님' 멘델스존을 위한 변론

한국일보 2022. 08. 10. 04:31 편집자주 20여 년간 공연 기획과 음악에 대한 글쓰기를 해 온 이지영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이 클래식 음악 무대 옆에서의 경험과 무대 밑에서 느꼈던 감정을 독자 여러분에게 친구처럼 편안하게 전합니다. 클래식 음악 작곡가에게는 저마다 붙은 별칭이 있다. 절대적 의미의 수식어는 아니지만 특징이나 업적을 바탕으로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 모차르트는 '음악의 신동', '악성' 베토벤, '가곡의 왕' 슈베르트, '오페라의 왕' 베르디, '피아노의 시인' 쇼팽 등으로 불린다. 멘델스존에게는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표현이 가끔 따라온다. 19세기 유럽에서 독일 음악의 위상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인데 왜 그만큼 근사한 별칭을 붙이지 않을까. https://..

[유윤종튜브]휴가지에 가져가고 싶은 여름 음악

동아일보 2022. 08. 09. 03:01 https://www.youtube.com/classicgam ‘육체는 슬퍼라, 아, 나는 모든 책들을 읽었건만/떠나자, 저 멀리 떠나자! 미지의 거품과 하늘 가운데/새들은 벌써 취하였구나!/그 무엇도, 두 눈에 비치는 낡은 정원도,/바다에 젖어든 이 마음 붙잡을 수 없으리…’(말라르메, ‘바다의 미풍’) 덥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상상해보면 한결 나을까. 오케스트라의 풍경화가로 불렸던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는 영원의 도시 로마의 역사와 역사를 배경으로 한 교향시 로마 3부작을 썼다. 그중 첫 번째인 ‘로마의 분수’ 중에서 2악장 ‘한낮의 트레비 분수’는 꿈속의 여행지 한가운데의 물과 빛, 무지개 속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https://news.v.d..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24] 히로시마, 나가사키

조선일보 2022. 08. 08. 03:00 Enola Gay '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1980) 1945년 8월 6일 아침만 해도 히로시마는 인구 35만으로 일본에서 여덟째로 큰 도시였다. 일본 해군의 전략 거점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미 공군의 공습을 받지 않은 행운의 도시였다. 바로 그 때문에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무기가 투하되는 이유가 된다.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레슬리 그로브스 소장이 이끄는 ‘원자폭탄 목표지 선정위원회’는 이 가공할 무기가 초래할 피해를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래야만 ‘1억 총옥쇄’를 외치며 본토 결전을 부르짖는 일본 군부 강경파로 하여금 항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https://news.v.da..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23] 미국총기협회

조선일보 2022. 08. 01. 03:00 Yungblud 'Machine Gun' (2018) 전 세계 인구의 5%밖에 안 되는 미국인이 전 세계 총기의 4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총기를 살 수 있는 가게는 맥도널드 점포의 4배에 이른다. 미국총기협회(NRA)는 상·하원 의원과 대통령 선거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물론 공화당에 더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강력한 로비 단체로 부상한 지 이미 오래다. (중략) 남북전쟁 직후 1891년에 만들어진 NRA는 본래 이런 목적의 단체가 아닌, 안전하고 건전한 총기 사용을 위한 단체였다. 이들의 변질이 6·25전쟁 때 사망한 미군의 숫자에 육박하는 희생을 매년 만들어내고 있다. https://news.v.daum.net/v/2022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