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69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45] 홈리스

조선일보 2023. 1. 9. 03:01 Phil Collins ‘Another day in paradise’(1989) 1970년대 영국이 낳은 전설적인 밴드 제네시스 출신의 필 콜린스가 진지한 사회적 문제의식과 출중한 음악적 완성도를 담은 앨범 ‘…But Seriously’를 발표했고 수록곡인 이 노래는 그에게 일곱 번째 빌보드 정상과 그래미상의 가장 영광스러운 부문인 ‘Record of the Year’를 안겨 주었다. 유려한 멜로디 라인과 성숙한 필 콜린스의 목소리에 취하다 보면 이 노래는 제목에서 풍기는 낭만적인 무드에 젖은 사랑 노래처럼 들린다. 살인적인 물가 앙등과 치솟는 실업률 때문에 미국에선 전년 대비 평균 7.1%의 임대료 상승이 일어났고 워싱턴에선 노숙자들의 텐트가 백악관 어귀까지 늘..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왈츠 ‘왕제’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재발견

동아일보 2023. 1. 3. 03:02 “니체는 말했죠, 음악이 없는 삶은 오류일 거라고.” 1일 빈 무지크페어아인 황금홀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를 지휘한 지휘자 프란츠 벨저뫼스트는 매년 앙코르곡으로 선사하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 연주에 앞서 이렇게 인사말을 했다. “해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 콘서트로 희망을 전해 왔습니다. 커다란 낙관주의를 갖고 새해를 축하합니다.” https://v.daum.net/v/20230103030201205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왈츠 ‘왕제’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재발견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왈츠 ‘왕제’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재발견 지휘자 프란츠 벨저뫼스트가 1일 빈 무지크페어아인 황금홀에서 열린 빈 필하모닉 오..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44] 바버라 월터스

조선일보 2023. 1. 2. 03:02 Magic! ‘How do you want to be remembered?’(2014) 뉴욕 맨해튼엔 ‘월터스’란 이름이 들어간 거리와 건물이 있다. 루 월터스 거리와 바버라 월터스 빌딩-이 두 사람은 부녀 간이다. 브로드웨이 쇼비즈니스의 흥망성쇠를 모두 겪은 프로모터 루 월터스의 딸로 태어난 바버라 월터스는 53년간 현역으로 앵커의 자리를 지키며 미국 방송 역사를 새로이 썼고 은퇴한 후 자사 빌딩 이름이 헌사됐다. 유명인의 딸이었지만 집안 형편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불안한 환경이었고, 자신이 꿈꾸었던 명문대도 가지 못했으며, 결혼 생활마저 안정적이지 못했다. 1929년생인 그가 본격적으로 방송계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1960년대는 여전히 여성에겐 가혹한 시..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43] 크리스마스 휴전

조선일보 2022. 12. 26. 03:03 Lale Andersen ‘Lili Marleen’(1939) 이 노래에 얽힌 사연과 역사적 배경을 파헤쳐보려면 아마도 책 한 권 분량이 소요될 것이다. 이 짧은 노래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피어난 휴머니즘의 꽃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 1914년 성탄절, 1차 세계대전 서부전선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양측의 병사들을 별 의미 없이 무한 소모시키는 새롭지만 비극적인 전술인 참호전의 와중에 성탄절은 의미 없이 찾아왔고 전쟁에 지친 독일군의 참호에서 누군가가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 노랫소리는 상대편 영국군의 참호까지 들려졌고 영국 군인들도 같이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독일군 병사 하나가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노래와 세상] 타임 투 세이 굿바이

경향신문 2022. 12. 26. 03:01 한 해가 저문다. 그리고 또 한 해가 온다. 해가 바뀌는 시간이면 꼭 찾아 듣는 노래가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사진)와 세라 브라이트먼이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다. “안녕이라고 말해야 할 시간/ 내가 한 번 보았고/ 당신과 함께 살았던 나라/ 지금부터 나는 거기서 살 겁니다/ 당신과 함께 떠날 거예요/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을 타고….” https://v.daum.net/v/20221226030103316 [노래와 세상] 타임 투 세이 굿바이 [노래와 세상] 타임 투 세이 굿바이 한 해가 저문다. 그리고 또 한 해가 온다. 해가 바뀌는 시간이면 꼭 찾아 듣는 노래가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사진)와 세라 브라이트먼이 부..

BTS의 메시지는 어떻게 세계를 깨웠나

시사저널 2022. 12. 24. 10:08 팬덤 아미, 다양한 영역에서 연대하며 ‘연결’과 ‘신뢰’ 메시지 강조 RM의 연설, 젠더 기반 폭력에 대응하는 ‘음보코도 프로젝트’에 영감 줘 방탄소년단(BTS)은 음악뿐 아니라 많은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Love Myself'라는 키워드를 통해 사랑과 희망을 얘기했고, 청년들에게 '시대의 불빛'이 돼달라며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기후와 환경 변화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그들의 영향력만큼이나 메시지의 힘도 세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는 메시지는 전 세계 아미를 움직였다. 아미는 말한다. BTS는 아미를 믿고, 아미는 BTS를 믿으며 난관을 함께 이겨내 왔다고. 그렇게 9년이라..

[노래와 세상] 셀린 디옹

경향신문 2022. 12. 19. 03:01 최근 홍보를 위해 내한했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고비마다 세계 영화사를 다시 써온 인물이다. 그중에서도 1998년 한국에서 개봉했던 은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릿을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게 했고, 그해 아카데미상을 휩쓸면서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영화의 주제가인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은 오랜 세월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영화음악가 제임스 호너가 작곡했으며, 캐나다 출신 가수 셀린 디옹이 불렀다. 미국에서만 1100만장이 판매됐고, 전 세계적으로 3000만장 이상 팔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으며, 미국영화연구소(AFI)의 100대 영화 ..

<살며 생각하며>겨울에 만나는 슈베르트

문화일보 2022. 12. 16. 11:51 (김주영 피아니스트,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풋풋하면서도 소박한 선율 듣는 사람들의 마음 흔들어 인간의 극단적 심리묘사 위해 영화 거장들 많은 작품에 활용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결국엔 그 음악에 내 사랑을 보내는 것 “이 계절에는 어떤 클래식 음악이 어울릴까요?” 클래식 음악에 관한 교양 강의 등을 진행하며 자주 받는 질문이다. 하지만 대답하기가 늘 쉽지 않다. 음악이 직업인 사람들은 계절이나 날씨와 무관하게 연주하고 연습하기 때문이다. 내 스튜디오에는 작지만 창문이 달려 있어 다행이나, 집중에 방해되는 외부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창이 없는 곳에서 연습하는 사람도 많다. 계절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에 걸맞은 음악을 떠올리는 행복은 음악 애호가들의 몫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