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96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6] 레트로 열풍

조선일보 2023. 6. 19. 03:00 The Weeknd ‘Out of Time’(2022) 지난 세기말 이후 ‘레트로’는 이제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 있어서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본질적인 경향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것도 가장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Z세대에 있어 더욱 그렇다. 이 세대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유행하고 흘러가버린 것들이 이들 세대의 감수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현상을 아예 ‘뉴트로(newtro)’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완전히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한 LP 시장은 2021년에 이미 피지컬 음반 시장에서 CD를 누르고 1위로 복귀했다....놀라운 사실은 이 LP의 주력 구매자층이 기존의 LP 경험자층이 아니라 태어날 때 LP라는 것을 구경도 못 해본 Z세대라는 사실이다...

[고두현의 문화살롱] 헤세 문학은 '치유 미술'이자 '악보 없는 음악'

한국경제 2023. 6. 14. 00:11 ■ 융합예술가 헤르만 헤세 마음 치료 위해 시작한 그림 엽서 크기 수채화 3000점 넘어 '데미안' 알을 깨고 나온 새도 꿈속 황금 머리 새 그림 닮아 '유리알 유희' 아름다운 문장은 음악원 수업 때 따로 배울 정도 헤세의 내면을 비추는 또 다른 길은 음악이다. 그는 위대한 작곡가의 선율에 온몸을 맡기며 전율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나서 “우리는 젖은 눈시울로 일어서며 영혼의 터전 구석구석이 진동하고 경고받고 비난받고 정화되고 화해하는 것을 느낀다”며 경탄하곤 했다. 박물관 인근 성아본디오 성당 묘지의 헤세 무덤에서도 미술과 음악의 하모니가 느껴진다. 성당과 묘지를 잇는 소로길에 길쭉하게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그 광경이 한 폭의 그림 ..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5] 제이슨 므라즈와 세계 환경의 날

조선일보 2023. 6. 5. 03:02 Jason Mraz ‘Only Human’(2008) 지구촌 전체가 인종, 이념, 종교를 모두 초월한 단 하나의 국경일을 새로 제정해야 한다면 바로 오늘 6월 5일, 세계환경의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오십여 년간 기후 위기가 나날이 가시화하면서 수많은 경고등이 켜지고 있지만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다만 고래의 날, 습지의 날, 골프 없는 날, 철새의 날, 사막화 방지의 날, 호랑이의 날,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등 의미는 깊으나 아무도 관심 없는 기념일들만이 늘어간다. 환경 얘기를 하다보니 1990년대 초반의 ‘내일은 늦으리’가 떠오른다. 서태지와 신해철, 김건모, 신승훈, 이승환 등 그 시대를 대변했던 스타들이 총출동하여 ‘환..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4] 불교와 업

조선일보 2023. 5. 29. 03:01 Culture Club ‘Karma Chameleon’(1983) 음력 4월 8일 석가모니의 탄신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 네 나라뿐이다. 거의 전 지구적인 축제가 벌어지는 크리스마스와 비교한다면 대단히 옹색하다. 불교가 압도적인 지역은 오히려 스리랑카,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다. 특이하게도 불교를 국교로 삼은 나라는 러시아 연방 안의 칼미키야 공화국과 투바 공화국이며 바이칼호 주변의 부랴트공화국도 불교를 믿는다.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 지역에선 삼라만상의 평등을 전제하는 불교를 믿는 이들을 불가촉천민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예수의 땅인 예루살렘도 지금은 유대교의 본산이니 동서의 두 종교가 모두 ..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3] 총기 규제와 미국 역사

조선일보 2023. 5. 22. 03:02 Charlie Puth ‘Change’(2018) 불특정 다수를 향한 끔찍한 총기 사고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집회가 계속해서 펼쳐지는데도, 자신의 권리와 안전은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는 다수 미국인들의 신념은 여전히 굳건하다. 총기 사고 사망자의 3분의 2 가까이는 자살자들이다. 하지만 더 가슴 아픈 사실은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자살자 비율이 미국 총기 사고 사망자 비율보다 두 배 더 높다는 것이다. https://v.daum.net/v/20230522030257239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3] 총기 규제와 미국 역사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3] 총기 규제와 미국 역사 전미총기협회(NRA)를 위시한 총기 산업의 로비가..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2] 스승의 날, 자녀 교육

조선일보 2023. 5. 15. 03:01 Crosby, Stills, Nash & Young ‘Teach your children’(1970) 격동으로 얼룩졌던 서구의 1960년대는 빈부와 인종과 젠더 간의 갈등을 넘어 신·구세대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달할 때였다. 자신의 삶과 아무 관련도 없는 태평양 너머의 정글에서 젊은이들이 의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던 베트남전쟁은 이 세대 투쟁을 더욱 강력하게 격발시켰다. 영국의 록밴드 더 후(The Who)는 ‘서른 살 넘은 자들을 믿지 말라’는 과격한 메시지를 노래로 던졌다. 교육이 일방향으로 흐른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주입이며 세뇌에 불과하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소통이야말로 최고의 교육이라는 이 노래를 음미해 본다. https://v.dau..

[유윤종의 클래식感]옛 음악 연주 ‘세력전쟁’, 음악팬은 즐겁다

동아일보 2023. 5. 9. 03:02 “하이든 시대에 어떻게 연주하는 게 옳았다는 판단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맡겨두는 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그들만’ 하이든을 연주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브레멘 도이치 카머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하이든 교향곡 96번과 104번을 지휘한 이 악단 수석지휘자 파보 예르비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전문가’란 누구일까. https://v.daum.net/v/20230509030238231 [유윤종의 클래식感]옛 음악 연주 ‘세력전쟁’, 음악팬은 즐겁다 [유윤종의 클래식感]옛 음악 연주 ‘세력전쟁’, 음악팬은 즐겁다 르네상스 음악에서 시작해 후기 낭만주의 교향곡까지 역사주의 개념을 적용해 연주하는 지휘자 필리프..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61] 70년 만의 대관식

조선일보 2023. 5. 8. 03:01 Kristen Bell, Idina Menzel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2013) 예상했던 대로, 늙어버린 왕세자의 국왕 대관식은 매력이 덜했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할 만했던 것은 전 세계인에게 ‘상간녀’로 지탄받다가 사십여 년이 흐른 뒤 명실상부한 ‘왕비’가 된 커밀라의 머리 위에 씌워진 왕관이 앞선 두 명의 왕비와 한 명의 여왕이 썼던 코이누르 다이아몬드의 왕관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녀가 이번 대관식에서 쓴 왕관은 1911년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대관식에서 사용했던 왕관이다. 영국 왕실에 대한 존중이 찰스 3세 시대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대관식 날 엘사의 초조함이 찰스 3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