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69

[기억할 오늘] 베토벤의 '엘리제'를 찾아서

한국일보 2022. 04. 27. 04:30 베토벤(1770~1827)의 피아노 소품 ‘엘리제를 위하여’는 독일 음악학자 루트비히 놀(Ludwig Nohl)이 1867년 출간한 ‘베토벤의 새로운 편지’란 책으로 세상에 소개됐다. 놀은 베토벤의 제자 테레제 말파티(Therese Malfatti, 1792~1851)의 유품에서 이 곡의 친필 악보를 발견했다. 원본 악보 제목은 ‘Fur Elise am 27 April [1810] zur Erinnerung von L. v. Bthvn)’이었다. 연주 시간 약 3분 분량의 사랑스러운 독주곡은 이후 ‘엘리제를 위하여(Bagatelle No. 25 in A Minor)’란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고, ‘엘리제’에 대한 의문도 더불어 커졌다. https://news.v..

[유(윤종)튜브]국경 없는 예술, 정치에 묶지 말아야

동아일보 2022. 04. 26. 03:03 www.youtube.com/classicgam 유윤종튜브 My channel's time will come 다른 문헌에서 읽은 것보다 머리로 생각한 것을 전달하겠습니다 www.youtube.com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2022 서울스프링페스티벌 다섯째 날 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을 비롯한 다섯 현악 연주자들이 이탈리아 작곡가 루이지 보케리니(1743∼1805)의 현악5중주 ‘마드리드 거리의 밤 음악’을 연주한다. 이탈리아 작곡가가 왜 마드리드를 소재로 한 스페인풍 음악을 썼을까. 보케리니는 18세 때 스페인 왕족의 눈에 들어 마드리드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궁정 음악가로 활동했지만 어느 날 왕이 새로 작곡한 작품 일부가 마음에..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09] 카네이션 혁명

조선일보 2022. 04. 25. 03:04 Scott Mckenzie 'San Francisco'(1967) “여름 샌프란시스코에 오면/사랑의 모임을 만날 수 있고/그 거리에서/머리에 꽃을 단 고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죠.(For those who come to San Francisco/Summertime will be a love-in there/In the streets of San Francisco/Gentle people with flowers in their hair.)” 그해 1967년 여름,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몬터레이에 거의 10만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모였다. 머리와 가슴에 꽃을 단 이들은 히피라고 불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원한 전설이 될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마마스앤파파스..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08] '파친코'와 일본의 벚꽃

조선일보 2022. 04. 18. 03:02 Kacey Musgraves 'Cherry Blossom'(2021) 애플 TV 플러스가 10억달러를 투자한 드라마 ‘파친코’. 미국 자본이 제작비를 대고 일본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국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전대미문의 기획이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나 롤링 스톤 같은 권위 있는 매체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인 호평과 기대를 받고 있지만 일본에선 불편함을 넘어 가시 돋친 독설과 왜곡이 난무 중이다. 이 극우 성향의 일본인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도 찬사받은 원작자인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에 대한 흑색선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https://n..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07] 용기에 관하여

조선일보 2022. 04. 11. 03:01 Sia 'Courage to Change'(2020)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크게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금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영국의 정치가이자 전시(戰時) 총리였던 처칠은 이 격언에서 건강 자리에 ‘용기’를 넣어 말했다. 그는 용기를 잃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처칠을 존경하는, 그래서 처칠에 대한 평전까지 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깜짝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과감한 행동이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서 처칠이 그랬던 것처럼 젤렌스키에게 ‘사자와 같은 ..

보티첼리와 드뷔시가 전하는 '영원한 봄'[미술과 음악의 하모니/윤지원]

동아일보 2022. 04. 08. 03:03 거리마다 핀 꽃들이 봄의 시작을 알린다. 만개한 꽃이 찰나의 순간에 지는 걸 생각하니 벌써 아쉽다. 봄의 절정을 유리병에 담아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마음을 달래주듯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는 봄기운을 가득 담은 작품 ‘봄(Primavera)’을 제작했다. 1482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대표적인 르네상스 시대 걸작으로 꼽힌다. 피렌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메디치 가문의 의뢰로 그려졌다. 그림 속에는 고대 신화 속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신화를 그린 만큼 작품에는 다양한 해석이 따라붙는데, 개인적으로 작품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와 닿는다. https://news.v.daum.n..

[유(윤종)튜브]닮은 클래식 선율들, 오마주인가 우연인가

동아일보 2022. 04. 05. 03:03 www.youtube.com/classicgam 유윤종튜브 듣거나 읽은 것보다 제 머리로 생각해서 발견한 것을 전달하려 노력합니다. www.youtube.com 2013년 성악 부문으로 열린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엔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테너 프란시스코 아라이사가 심사위원으로 함께했다. 이 대회 준결선에선 이후 최종 우승자가 될 테너 김범진을 비롯해 여러 참가자가 도니체티 오페라 ‘라메르무어의 루치아’에 나오는 아리아 ‘머지않아 내가 쉴 자리를(Fra poco a me ricovero)’을 불렀다.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 아라이사 옆에 앉았다. 그를 즐겁게 하고 싶었다. “루치아에 나오는 테너 아리아는 슈베르트 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중 ‘아침인사’와..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06] 흙수저들의 죽음

조선일보 2022. 04. 04. 03:02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Fortunate Son'(1969) 1949년 4월 4일 북미와 서유럽의 12국은 북대서양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에 의해 나토(NATO)라고 부르게 될 군사 조직 북대서양 조약기구가 창설된다. 나토의 첫 총사령관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지휘관 미국의 아이젠하워 장군이었다. 그는 곧이어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된다. 나토에 대항해 소련이 그들의 위성국과 함께 만든 것이 바르샤바 조약기구다. 그러나 동구 사회주의 정권의 붕괴와 함께 그 대부분의 나라들은 지금 나토의 회원국이 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국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옛 영화를 되찾으려는 현재의 러시아가 나토의 확장에 대한 선제 공격이나 진배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