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北韓消息

"북한 이미 개혁개방 초기상황 넘어서"

바람아님 2015. 11. 19. 11:29
한겨레 2015-11-18

[인터뷰] 진창이 중국 연변대 소장

진창이 중국 연변대학 국제정치연구소장은 김정은 정권 아래 북한의 변화는 개혁개방 초기 상황을 넘어섰으며, 이에 대응해 대북정책 또한 변화할 시점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진 소장은 제11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조금은 더 햇볕정책에 가까운 협력정책을 제안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자는 것이다.


시장경제 이미 영향력 커져
사유방식·생산양식 다 바뀌어
김정은 이런 변화에 능동적
피동적인 김정일 시대와 달라
경제협력으로 힘 실어줘야

-북한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느껴진다는 것인가.

=이미 북한 사회의 변화는 중국 개혁개방 초기 상황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사회성격으로 볼 때 시장경제가 이미 영향력이 커졌다. 다만 정부의 정책과 국가의 제도로서 시장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대북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가.

=이런 사회 변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은 경제적 협력뿐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너무 일찍 실시했다. 그때는 고난의 행군이 진행되던 시기여서 북한이 뻗치기를 한 측면이 있다. 지금 북한 사회는 변했다. 시장화의 진전으로 사유방식과 생산양식이 다 바뀌었다. 그러므로 이런 변화가 정부의 정책과 제도를 바꾸도록 유도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본다.


-현재 남한 정부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한 전면적인 대북협력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북핵과 관련한 장기적인 해법을 생각할 때도 이제 남은 길은 하나다. 핵심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개혁개방으로 유도하지 않으면 핵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와 같은 강압정책을 계속하면 김정은 정권은 핵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수백가지도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개혁개방으로 나오면 북한도 경제적 발전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고 타협해야 한다.


-북한 개혁개방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얘기돼온 것 아닌가?

=지금은 다르다. 북한 사회가 이미 엄청 변했다. 또 김정은 체제에는 두 개의 특징적인 점이 있다. 하나는 남한에서 주로 얘기하는 공포정치다. 다른 하나는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서 진행되는 사회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런 변화에 피동적으로 대응했던 김정일 시대와는 다른 것이다.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요소들을 활용해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