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詩와 文學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게가 아이를

바람아님 2014. 10. 17. 10:12

(출처-조선일보 2013.11.18 이준관 아동문학가)


게가 아이를


아이가
옆으로 가는 게가 우스워
쫓아갔어요.

도망가던 게
딱 멈추더니 눈 똑바로 뜨고
'덤벼 봐. 이 집게로 꽉 -'

고 작은 집게발이 무서워
꼼짝 못하는 아이에게
'너, 겁쟁이구나!'
한 마디 던지고
구멍으로
쏙!

쪼그리고 들여다보는 아이의 등 뒤
미리 도망간 손가락
꼼지락 ~ ~
꼼지락 ~ ~

―이복자(1954~  )

[가슴으로 읽는 동시] 게가 아이를

/유재일


앙증맞게 생긴 게와 겁 많은 천진한 아이의 행동이 풋풋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갯벌은 게들에겐 마당이나 다름없다. 

게들은 바닷가 아이들처럼 저들끼리 숨기놀이를 하거나 발자국을 찍으며 논다. 

게들이 뽕뽕뽕 뚫어 놓은 게 구멍은 뽀골뽀골 숨 쉬는 갯벌의 숨구멍이다. 

사랑스러운 게들이 있어 갯벌은 살아 숨 쉬고 아름답다.

'덤벼 봐. 

이 집게로 꽉-'하고 아이에게 겁을 주고, '너 겁쟁이구나!'하고 

날름 놀리며 구멍으로 쏙 들어가는 게의 모습은 아이들을 닮았다.

집게발이 겁이 나서 등 뒤로 손을 숨기고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는 천진한 

아이의 모습은 귀여운 게를 닮았다.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천진한 동심은 언제나 행복한 미소를 머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