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8.11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中해역 오염물 50% 밀려와 70만t 폐기물로 쓰레기장 돼]
- 물고기 창고가 死海로
3만t 어획량 3000t으로 급감, 물고기 못잡는 중국 어선들
우리 서해로 몰려오는 원인… 자연 정화에 200년 예상도
한반도 서해와 맞닿은 중국 보하이(渤海·발해)만이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하면서 사실상 '죽음의 바다'로 전락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0일 보도했다.
보하이만 오염이 우리 서해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 매체는 "아연 공장 등 공단을 낀 보하이만 해역은 모든 해양 생물이 사라진 '사해(死海)'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아연 공장 등 공단을 낀 보하이만 해역은 모든 해양 생물이 사라진 '사해(死海)'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경제참고보도 이날 "매년 약 28억t의 하수와 약 70만t의 고형 폐기물이 중국 동북 지역의 57개 강과 하천을 통해
보하이만으로 흘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매년 중국 해역으로 유입되는 총 오염물의 50%에 달한다.
산이 아닙니다, 여기는 중국 바다입니다 - 중국의 한 남성이 2일 녹조로 심하게 오염된 산둥성 칭다오(靑島)의 해변을 걷고 있다. 파도와 해변이 온통 짙은 녹색으로 변해 마치 풀밭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톈진·옌타이·다롄 등 보하이만 해역의 공업 도시에서 오·폐수와 쓰레기를 바다로 쏟아내면서 보하이만 인근인 칭다오 해변까지 오염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신화 뉴시스 |
이 매체는 "보하이만의 각 항구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해상 운송과 (보하이만과 접한) 톈진·허베이성·랴오닝성·산둥성 내
산업 프로젝트의 증가가 해양 오염을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둥성 룽커우(龍口)의 제지 공장과 랴오닝성
후루다오(葫蘆島)의 아연 공장 주변 해역에선 해양 생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해저 사막' 현상이 일어났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 보하이만은 오염으로 대·소형 어족이 대거 사라지면서 한때 최고 3만t에 달했던 연간 어획량이 1000~3000t으로
줄었다고 한다. 1980년대까지 '물고기 창고'라는 뜻인 어창(魚倉)으로 불렸던 바다가 경제개발 30년 만에 '죽음의 바다'로
유출 사고가 일어나 서울 면적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바다가 기름으로 뒤덮였다. 840㎢에 이르는 해역의 해수가 하룻밤
사이에 1급수에서 4급수로 전락했다. 당시 3200배럴의 기름이 바다를 뒤덮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는 사고 한 달 뒤에야 기자 회견을 열어 '유전 사고'를 인정했다. 그해 8월에는 중국 핵잠수함의 방사능
유출설이 인터넷을 달궜다. 당시 중국군은 보하이만 수역의 절반에 대해 '군사 훈련'을 이유로 8시간 동안 선박 통행을
금지했다. 보하이만을 접한 칭다오항에는 중국 해군의 핵잠수함 부대가 있다.
그러나 해양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령 등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현행 중국법이 규정한 오염물질 배출 기준은 서방보다 크게 낮다는 것이다.
보하이만과 접해 있는 허베이성 탕산시 관계자는 "지금부터 오·폐수가 보하이만에
유입되지 않아도 보하이만을 자연 정화하는 데는 20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보하이만 오염이 서해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이징 주중 대사관 관계자는 "한·중 정부 차원에서 (보하이만 등) 해양 쓰레기
문제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어선이 서해로 몰려와 불법 조업하는 배경에는 보하이만의 어족 자원 고갈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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