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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척간두'서 대화 나선 남북, '마라톤 협상'에도 결론 못내

바람아님 2015. 8. 23. 09:16

[뉴시스] 입력 2015.08.23



23일 오후 3시 재개하기로…'대화의 끈' 놓지 않아
사태 심각성과 다양한 의제 탓 결론 도출 미뤄진 듯


지난 22일 백척간두의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에 나선 남북이 날짜를 넘겨 마라톤 협상에 임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일단 대화국면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양측이 민감한 군사적 부문을 내포한 다양한 사항에 대해 협의에 나선 만큼 입장차도 커 쉽게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3일 이어질 협상에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은 약 10시간만인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진행되다가 일단 정회됐다.

다음날 새벽까지 장시간 이어진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한 양측은 다만 이날 오후 3시에 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는 데에는 합의했다.

일단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채 협상국면을 지속하는 데에는 뜻을 모은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군이 통보한 대북 확성기 철거시한인 지난 22일 오후 5시를 앞두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형성된 대화의 자리는 파국을 맞지 않은 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양측이 긴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그만큼 이번 상황이 심각했던 데다 다양한 의제를 놓고 논의가 이뤄진 점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측은 북한의 지뢰도발에 이은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이후 북한의 포격도발 등으로 인해 군사적 충돌 우려가 정점에 도달할 정도로 긴박했던 상황을 맞았다.

그만큼 양측 간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군사적 사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은 분위기였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아울러 협상 의제가 다양했던 탓에 주고받기식 결론에 쉽사리 이르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협상 정회를 알리는 남북 합의문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군사·안보문제뿐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협의했다는 점은 북핵문제 및 5·24 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그간 계속돼온 현안들 가운데 상당수에 대해서도 협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 군사·안보 책임자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외에 교류협력문제 등을 담당하는 당사자인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도 이를 반영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양측이 여러 변수에 대해 논의하면서 협상이 길어지고 즉각적인 결론에 이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협상이 파국으로 끝나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점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에 재개될 협상에서는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가 더욱 주목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장시간 이어진 마라톤 협상으로 인해 취재진의 이목도 결과 도출 가능성에 온통 쏠렸다. 당초 홍 장관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실장이 발표할 것으로 변경되면서 청와대에서는 내·외신 기자들이 몰린 채 밤새 결과를 기다렸다.

밤새 이어진 취재 열기는 23일 새벽 민 대변인이 협상 정회 관련 남북 간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일단 잠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