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고정익기연구단장팀은 자체 개발한 ‘고고도무인기(高高度無人機)’인 ‘EAV-3(사진)’이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이륙해 고도 14.12km에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된 무인비행기가 성층권에 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층권은 공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전투기를 제외한 일반 항공기가 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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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무인기는 한번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면 태양광 전지로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년간 하늘을 떠돌며 지상을 관측하는 비행기다. 최대 장점은 인공위성 대체제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중간 영역인 성층권을 떠돌기 때문에 악천후와 상관없이 항상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또 인공위성이 하루 몇 차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갈 때에만 관측이 가능한 반면 고고도무인기는 원하는 지역을 24시간 볼 수 있다.
값이 싼 것도 장점이다. 지구 상공 500km 이상 떠 있는 인공위성에 비해 지상과도 가까워 일반 카메라를 탑재해도 인공위성 카메라에 필적하는 화질을 얻을 수 있다.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 개발에 2373억 원이 투입된 데 비해 고고도무인기는 10억 원 정도면 만들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통신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지상과 가까워 넓은 지역에 공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고도무인기는 공기 밀도는 약 10분의 1, 온도는 영하 60℃까지 떨어지는 극한 환경을 날아다녀야 하는 만큼 고도의 제어기술이 필요하다. 항우연 연구진이 개발한 EAV-3은 비행기 날개 윗면에 고효율 태양광 전지를 붙였다. 날개 길이가 20m에 이르지만 국산 첨단 탄소섬유 복합재를 적용해 총중량은 53kg까지 낮췄다.
현재 가장 뛰어난 고고도무인기는 영국이 개발한 ‘제퍼’로 2주일 이상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항우연 연구진은 앞으로 EAV-3을 한층 발전시켜 수일 이상 성층권 연속비행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제퍼가 성층권에서 장기체류할 수 있는 것은 차세대 고성능 ‘리튬황’ 배터리 제조법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국내 연구진과 공동연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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