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15-10-15
과학저널 네이처는 14일 “영국 런던대 발굴팀이 중국 남부 후난성 융저우시 다오현에서 중국 연구자와 함께 최소 8만년이 된 현생 인류 치아 47개를 찾아냈다”며 “이는 아프리카 현생 인류가 6만년 전에 아시아로 왔다는 기존 주장보다 2만년가량 앞당긴 것”이라고 전했다.
석회암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에는 탄소 성분이 없었다. 치아 탄소 성분은 5만년 이상 되면 사라진다.
또 치아 위에는 8만년 된 석순이 자란 것도 확인됐다. 연구에 참여한 런던대 마리아 마르티논-토레스 박사는 “치아는 현생 인류의 시작인 호모 사피엔스의 것으로 8만년에서 12만5000년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교한 도구를 쓴 호모 사피엔스는 20만년 전 아프리카에 살기 시작했고 4만년에서 6만년 전 사이에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해 세계로 퍼진 것으로 추정돼 왔다.
토레스 박사는 “이번 발굴은 인류의 이동·확산이 더 일찍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BBC는 이번 발견을 “고인류학계의 ‘게임 체인저’”라고 평가했다. 네이처도 “현생 인류가 지구로 퍼져나간 시기에 대한 기존 연구를 뒤집을 만한 발견”이라고 전했다.
이번 발굴로 호모 사피엔스가 유럽에 정착한 시기가 4만년 전으로 늦어진 이유도 설명됐다. 토레스 박사는 “열대지방 출신인 현생 인류가 빙하기에 너무 추운 유럽으로 가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당시 유럽에는 원시 인류 네안데르탈인이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로 간 현생 인류도 비슷한 이유로 북부로 가지 못하고 남부에서 오래전부터 살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옥스퍼드대 고인류학자 마이클 페트라질라는 “이번에 발견된 치아를 갖고 있던 인류가 끝내 멸종했는지, 아니면 후손 생성에 크게 기여했는지 등 앞으로 연구할 게 무척 많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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