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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갑의 세상을 상상하는 과학] 더 자유롭고 더 창의적인 자가 지배하는 세상

바람아님 2015. 9. 28. 13:17

(출처-조선일보 2015.09.26 이두갑 서울대교수·과학사)

이두갑 서울대교수·과학사요하이 벤클러 '네트워크의 부'

모두가 자신의 성공과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듯한 시대에 흥미로운 현상이 인터넷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의 규모는 매우 크고, 그 범위 또한 전 세계적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이가 네트워크를 통해 
이러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밤잠을 자지 않고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해 무료로 공유하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전 세계의 많은 이가 자신의 지식을 자발적으로 공유해 위키피디아라는 온라인 백과사전을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 지식과 기술을 자발적으로 사용해 타인을 위해 무료로 제공하는 
이러한 기이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많은 이는 이 활동을 아마추어의 자발적인 것이며 그 결과가 사회나 문화,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놀라운 것은 여러 연구가 이를 반증(反證)하고 있다. 
인터넷의 많은 기반 소프트웨어가 자발적 노력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여전히 무료로 사용되고 있다. 
컴퓨터 운영체제 리눅스는 복잡하고 규모가 큰 작업도 네트워크상에서의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위키피디아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개인의 기여와 수정을 통해 게재된 그 지식의 신뢰성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별다를 바가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버드대학 요하이 벤클러의 '네트워크의 부'는 왜, 어떻게 네트워크상에서 이러한 자발적이고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활동들이 
성장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저서이다. 
유려하고 정확하게 번역된 이 저서에서 벤클러는 정보 경제사회의 도래와 네트워크 기술의 전 세계적 확대로 정보와 지식, 
그리고 문화의 영역에서 심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제 많은 사람이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해 정보와 문화의 적극적 생산자가 되어가고 있으며, 이들의 자발적 활동의 결과가,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지식과 노래와 같은 문화 산물에 걸쳐, 공유재라는 형식으로 무료로 전파되고 있다.

벤클러는 일견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러한 공유 경제가 발전하는 이유가, 
다양한 협력과 고도의 창의성이 필요한 지식과 문화의 영역에서는 협력과 공유의 생산 모델이 
더욱 효율적이고 독창적인 성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이를 동등한 관계를 맺은 이들과 협력하는 것. 
그때 일하는 자가 더 자유로울 수 있고, 자유로운 이들이 더 효율적이고 유용하고 창의적인 업적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꿈꾸는 네트워크의 부가 여는 새로운 세상이다.

<각주 - 공유경제(共有經濟, 영어: sharing economy)는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현재는 "물건이나 공간, 서비스를 빌리고 나눠 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기반의 사회적 경제 모델"이라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

[신간 소개] 네트워크의 부 外

네트워크의 부

요하이 벤클러 지음 | 최은창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876쪽 | 2만9000원

저자는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이자 커뮤니케이션 이론 전문가다. 

책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서로 연결된 개인들이 공유와 협업을 이루면서 나타난 

사회 변화를 설명했다. 


저자는 공유화 협업 덕분에 시장에 의지하지 않고 정보와 지식, 문화를 생산하는 

‘네트워크 정보경제’가 출현했다고 주장한다. 


2006년 미국에서 출간된 뒤 미국정치학회, 미국 사회학협회가 과학, 기술, 정치 분야 

최우수 도서로 선정했다(출처-조선일보 201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