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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中 사이에서 선택 강요당하는 상황 대비해야 한다

바람아님 2015. 10. 19. 07:08

(출처-조선일보 2015. 10. 19)


[사설 1] 美中 사이에서 선택 강요당하는 상황 대비해야 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중 관계에 대해 상반되는 

두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먼저 "가끔은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면 미국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한국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을 미국은 원한다"고 했다. 9월 초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이후 

미국 조야(朝野)에 퍼진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비쳤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하는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한다면 미국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한·미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 문제에 대해 한국도 미국과 보조를 맞춰 할 말을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셈이다. 

한·중 관계 발전이 한·미 동맹에 저해 요인이 아니라는 것은 외교적인 언사(言辭)에 불과하고 안보 문제만큼은 

미국 쪽에 서 달라고 대놓고 강조한 것이다.

지금 미국은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무시하는 대표적 사례로 남(南)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들고 있다. 

중국은 난사(南沙·스프래틀리)·시사(西沙·파라셀) 군도 등에서 인공 활주로와 인공섬을 조성, 베트남·필리핀 등과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 이곳은 세계 해양 물류의 절반 가까이가 통과하는 해로(海路)다. 

미국은 이런 중국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 지역에 군사적 개입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명시한 새 안보법제를 통과시킨 후 자위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도 꼽힌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6월 "한국도 남중국해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간 "중국·아세안 국가 간 남중국해 행동 규칙이 체결돼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길 바란다"는 

어정쩡한 입장이었다. 우리가 만일 이 문제에서 미국의 요구를 반영한 목소리를 낸다면 대중(對中) 관계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미·중이 실제로 남중국해 문제로 정면 충돌하게 되면 우리는 곤혹스러운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불길이 동(東)중국해에서 중·일 간 댜오위다오(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이나 미·중 간 방공식별구역 갈등으로 번질 

위험성도 있다. 한국이 미·중·일 간 세력 대결의 태풍권에 곧장 휘말려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국제 제재에도 중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점을 지적하며 주한미군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대립해 온 사안이다. 우리가 당장 결정하진 

않더라도 머지않아 선택의 순간이 올 수 있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가 "'대중(對中) 경사론'을 불식하고 우리 입지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랑했지만, 

단순히 '한·중 밀착' 우려를 씻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미·중 간 갈등이 실제로 벌어졌을 때 우리가 어떤 논리를 갖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밑바닥부터 다시 검토하고 국가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또렷이 일깨워주었다.

우리는 핵·통일 문제에서도 미·중 모두와 협력해야 하는 처지다. 북·중을 불신하는 미국과 북을 끌어안고 가려는 

중국 사이에서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지는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큰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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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전 高宗이 루스벨트 대통령 딸 일행에 선물한 초상 사진 

- 황룡포를 입은 고종 황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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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 TPP 가입, 미국도 반기지 않고 더 큰 고비는 일본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채택한 공동 설명서에 "미국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환영한다"고 명기했다. 박 대통령이 밝힌 TPP 가입 의사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반응은 '관심에 대한 환영'에 

그쳤다. '한국의 가입 의사 표명을 전폭 환영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한국의 TPP 참여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거론하며 

"문제가 있다면 좀 더 신속하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했다. 

공동 설명서에서도 "한·미 FTA 이행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명기했다. 

미국은 한국의 TPP 가입보다는 '한·미 FTA 이행'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미국 첨단 기술 이전을 딱 잘라 거부한 데 이어 TPP 가입도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답을 주지 않았다.

TPP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말 최대 역점 사업이다. 발효를 위해선 의회 비준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 내 반대론자들은 이미 발효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한·미 FTA에서 득(得)보다 실(失)이 컸다고 주장한다.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한·미 FTA가 기대했던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며 TPP 비준을 반대하고 있다.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의 TPP 가입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가 TPP 가입을 서두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이제 미국 등 12개국에서 TPP 비준이 모두 끝난 뒤 협정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 시장 개방을 벼르고 있는 일본이 온갖 구실로 한국의 가입에 애를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2년 전 한·중 FTA 에만 몰두하고 TPP를 무시했던 것이 이토록 부담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외교 통상 라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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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 한국을 경쟁자로 생각해 AESA 기술 안 줘”

[중앙일보] 입력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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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지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제임스 하디(37·사진) 아시아·태평양 담당 편집장은 18일 “미국이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핵심기술을 주지 않는 건 한국을 경쟁자로 생각해서 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개막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5’ 참석차 방한한 하디 편집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국방예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이 경쟁자로 떠올랐다”며 “미국의 기술 이전 거부가 재앙이 아니고 한국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은 핵심기술 이전에 왜 인색한 건가.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관련 기술은 보석 같은 존재다. 어떻게 보면 스텔스보다 대단한 기술일 수 있다. 당신이 경쟁자라면 핵심기술을 주겠나.”

 -F35와 KF-X가 어떻게 경쟁 관계인가.

 “방산 업계에선 완벽한 게 ‘충분히 좋다’는 것의 가장 큰 적이란 말이 있다. KF-X가 F35의 80%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격이 50% 정도라면 어떤 걸 사겠는가. T-50이 성공하면서 미국은 훈련기를 만들지 않고 있다. 결국 T-50이 실패했다면 미국이 KF-X에 적극적으로 나섰을 테지만, (T-50이 성공해) 위협으로 생각하지 않겠나.”

 -한국의 KF-X 사업 전망은.

 “전 세계적으로 국방산업은 어떤 곳에서건 필요한 기술을 구할 수 있다. 한국이 좋은 기술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는 유럽에서 기술을 들여올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유수한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했다. 한국이 전투기를 제작하기 위한 기술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데다 핵심기술들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이 이스라엘 엘타나 영국 셀렉스 등과 접촉해 핵심기술을 이전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제품과의 통합에는 문제가 없나.

 “유럽 기술 제공 업체들도 한국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 미국이 만든 제품에 소스코드(핵심기술)를 일치시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방산 분야의 흐름은 통합과 결합이다. 유럽 기술을 이전 받으면 KF-X 개발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국이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인 ‘재즘’을 미국 대신 유럽산 타우르스를 구매한 것과 같은 이치다.”

 -KF-X가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 F35와 달리 KF-X는 그보다 낮은 수준이다.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 사업 관리가 중요하다. T-50의 기술을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하는 등 프로젝트 성공 확률이 높은 쪽으로 변경하여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 전투기는 정치적 관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예산과 기술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1898년 설립한 제인스그룹은 전 세계 국방 전문가들이 참고하는 『제인연감』 ‘디펜스 위클리’(주간지) 등 국방 관련 기술과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7년 IHS에 인수됐다.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