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感動·共感

[포토다큐]왜 꿈이 없느냐고, 이 소년에게 물을 수 있을까

바람아님 2015. 11. 29. 00:33
경향신문 2015-11-27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다. 단 하나, 엄마의 눈이 다시 좋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기름값 때문에 잠을 자는 안방에만 난방을 한다. 그래서 민재의 공부방은 늘 썰렁하다. 전기난로가 민재의 시린 가슴을 데우는 유일한 온기다.

하루에 버스가 두 번 다니는 전북 임실의 작은 시골 마을, 그곳에 민재(13·가명)가 산다. 초등학교 6학년이다. 엄마에게 한창 응석부릴 나이지만 민재는 그럴 수 없다. 앞을 못 보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재가 학교에 가면 엄마는 강아지 ‘바람이’와 함께 하루 종일 창가에 앉아 민재를 기다린다.

원래 민재네 가족은 조그만 땅이지만 농사를 지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민재가 유치원을 다닐 무렵 엄마가 뇌혈관 질환을 앓아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엄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재산이란 재산은 모두 처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엄마는 시력을 잃고 말았다. 크게 낙담한 아버지마저 병에 걸려 이듬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반찬을 만들기 힘든 엄마는 아무 불평 없이 밥을 먹는 민재가 고맙고 미안하다.

세상에 남겨진 건 초등학생이 된 민재와 시각장애인이 된 어머니 단 둘뿐. 수학을 잘하고 축구를 좋아하던 민재는 그때부터 말이 없는 아이가 되었다. 민재가 학교에 가고 나면 엄마는 강아지 ‘바람이’와 함께 창밖을 향한 채 민재만 기다린다. 품속에 있던 바람이가 요란하게 뛰기 시작하면 민재가 집에 돌아온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민재는 필요한 대답만 하고 입을 닫는다. 틈날 때마다 집안일을 돕고 엄마를 보살피는 착한 아들이지만 말문을 닫아버린 아이가 엄마는 답답하고 안쓰럽기만 하다. 정부 보조금으로 생계는 유지하고 있지만 난방도 못하는 방에서 공부해야 하는 민재는 엄마에게 늘 아픔이다.

민재 엄마가 시력을 되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합병증 때문에 민재 엄마는 날마다 밥보다 많은 양의 약을 복용해야 한다.

민재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다.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엄마의 눈이 다시 좋아지는 것뿐이다.

민재와 같은 아이들에게 ‘왜 꿈과 희망을 갖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을까? 아이들이 꿈꾸지 않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민재가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다시 겨울이다. 날씨는 더욱 추워지고 민재네 가족은 더욱 외롭다. 오늘도 민재는 냉기 가득한 방에서 홀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민재를 도울 수 있는 창구가 있다. 

굿네이버스 www.goodneighbors.kr

<임실 | 사진·글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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