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3.14 남민우 기자)
매튜 버로스 지음|이미숙 옮김|비즈니스북스|400쪽|1만6000원
“계획은 쓸모가 없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미국의 34대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이런 말을 남겼다.
미래를 예측하기란 어렵다.
그러니 계획이 적중되기란 더 어렵다. 그렇다고 예측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예지와 예측은 다르다. 예지는 마녀의 수정 구슬처럼 미래를 정확히 알아맞히는 일이다.
불행히도 수정 구슬을 가진 사람은 없다.
예측은 수정 구슬이 아닌 미래에 영향을 미칠 변수를 이해하는 일이다.
따라서 예측은 대안적인 여러 가지 미래를 제시한다. 미래를 정확히 예지할 수는 없어도
미래를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누구나 미래 계획을 세울 수는 있다.
지금도 서점과 인터넷에는 수많은 미래 예측 보고서가 난무한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남다르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정보국장을 지낸 저자가 현직에 있을 때 입수한 자료들을 토대로 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책 첫 페이지에는 “국가 비밀 정보 누설을 막기 위해 미국 국가정보국(CIA)의 검토를 받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저자는 NIC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글로벌 트렌드 2030’의 초안 작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진두지휘했다.
미국 NIC는 정치, 경제부터 안보, 자원,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거시적 동향과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4년에 한 번
대통령 당선인에게 제출한다.
미래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NIC에 근무하기 이전에 CIA의 정보고문과 분석국장을 거쳤다.
그는 2013년 민간 연구기관인 ‘애틀랜틱 카운슬’로 자리를 옮기면서 인구문제, 과학기술, 국제분쟁, 테러리즘 등
전 세계가 15년 뒤에 직면해야 할 미래상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탄생시킨 강력한 비국가 단체가 정부 권력에 맞서며 모든 판도를 바꿔 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아시아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북미 지역과 유럽을 능가하게 되지만, 7~8%를 구가하는 지금의 중국의 성장률은
2030년쯤이면 2~3%로 주저 앉으리라 예측한다.
전체 경제 규모로는 10년 후쯤 미국을 능가할지 몰라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탓에 생활 수준이 개선되는 속도는 매우
느려질 것으로 봤다.
저자가 그리는 2030년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다.
저자는 생명공학, 로봇공학의 발달로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내다본다.
사이버 보안과 윤리적 문제도 심각하게 따른다.
중동 분쟁이 제1차 세계대전과 유사한 지경에 이를 수 있으며, 신흥 중간층 국가가 세계 권력 측면에서 유럽연합(EU)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예측들 가운데 이미 현재 진행 중인 것도 있으며
"피할 수 없는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의 방향으로 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흔히 미래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공상 과학 소설 작가인 윌리엄 깁슨도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미래의 모든 것이 공상 과학 소설처럼 펼쳐질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이 종종 사건의 인과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만일 ~한다면?’이라는 가정법적인 질문을 던지듯이
미래를 예측할 때도 주요 변수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변화나 자원전쟁 같은 적지 않은 내용이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2030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각 분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 볼 수 있는 뚜렷한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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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엔 한반도 통일" 美 CIA 15년前 예측 빗나갔네
(출처-조선일보 2015.12.24 이기훈 기자)
"무선통신 IT 혁명"은 적중
"통일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었지만, 2015년 통일 한국은 아시아 지역의 군사 강국으로 자리 잡게 된다."
15년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2015년의 세계를 예측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내다봤다.
CIA의 예측 가운데는 정확한 것도 있었지만, '남북통일'처럼 헛다리를 짚은 것도 적지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2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재조명, 당시 예측과 현재를 비교했다.
CIA는 "무선 휴대통신이 보편화해 산업혁명 이후 최대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며 '모바일 혁명'을 정확히 내다봤다.
당시는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IT 비관론이 퍼지고 있었고, 본격적인 스마트폰은 등장하기도 전이었다.
CIA는 중동에서 IT를 활용하는 반정부 세력이 독재정권을 위협할 것이라고까지 예측했다.
이는 스마트폰·SNS가 널리 사용된 '아랍의 봄'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CIA는 보고서에서 테러집단의 '준(準)국가화'를 우려했다.
"테러집단의 전술이 정교해져 대형 테러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이슬람국가(IS)의 파리 연쇄 테러를 예언이라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테러집단이) 범죄 조직까지 포함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핵무기까 지 주고받을 것"
"마피아 같은 범죄 조직이 약소국 지도자에게 뇌물을 먹여 일정 지역을 통치할 것" 등의 주장은 상상에 그쳤다.
미국의 비우호국에 대한 예측도 어긋난 경우가 많았다.
CIA는 "러시아는 강대국 지위를 잃을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거부권 정도가 주된 영향력일 것"이라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여전히 시리아 내전 등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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