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科學과 未來,環境

[화요바둑] "한판만 져도 내 패배… 그런 일 없을 것"

바람아님 2016. 2. 16. 09:36

(출처-조선닷컴 2016.02.16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화요바둑]

- 내달 인공지능 알파고와 5번기 겨루는 이세돌 인터뷰
"지금 실력은 2점~定先 사이… 기계와 둔다고 생소할 것 없다"

이세돌(33) 九단이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를 앞두고 자신의 일방적 승리를 예상했다. 
대국은 내달 (03/09)일 시작되며, 이세돌이 이길 경우 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받는다.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 그룹 딥마인드는 대국 시간과 장소, 규칙 등 세부 내용을 오는 22일 한국기원서 열릴 기자회견서 
밝히겠다고 15일 발표했다. 
결전을 앞둔 이세돌을 14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알파고와의 5연전을 앞두고 있는 이세돌은“인공지능 바둑의 수준은 아직 인간 고수들에 비해 뚜렷이 뒤진다고 본다”며 자신의 완승을 장담했다.

알파고와의 5연전을 

앞두고 있는 이세돌은

“인공지능 바둑의 수준은 

아직 인간 고수들에 비해 

뚜렷이 뒤진다고 본다”며 

자신의 완승을 장담했다. 

/한국기원 제공


―알파고의 기력 파악이 끝났을 것 같다.

"작년 말 판후이(중국 출신 프로 기사)와 겨룬 기보 외에도 인터넷에서 알파고의 바둑 서너 판을 찾아내 분석했다.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비약적으로 개선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아직 인간 고수의 상대는 못 된다고 본다."

―프로인 판후이에게 호선(互先)으로 5전 전승을 거뒀는데도?

"한국의 랭킹 하위권 프로 한 명도 알파고와 대국해 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알파고가 만만치 않은 경지에 올랐다는 증거다. 
하지만 알파고·판후이전 기보만 보면 나와 판후이 간 치수는 2점 정도가 아닌가 한다. 
나와 알파고는 정선(定先)과 2점 사이쯤으로 판단하고 있다. 
2점이면 알파고가, 정선이라면 내가 승산이 높을 것이다."

―알파고의 장·단점 등 특성은?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특별히 칭찬해 줄 만한 장점은 없었다. 
뭐랄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듯한 느낌이며 아직은 정리가 안 돼 있다. 
실수도 종종 등장했다."

―이번 대결서 5전 전승을 자신하나?

"한 판이라도 지면 인간이 기계에 무너지는 신호탄이 된다. 
그 경우 주최 측이나 대부분의 팬도 나의 패배로 간주할 것이다. 
내게서 말도 안 되는 실수가 나오지 않는 한 이번에 지는 일은 없다."

―기계(컴퓨터)와 대국해 본 경험이 있나? 
알파고 외에도 많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나와 있는데, 연습 대국도 필요하지 않을까.

"대국해본 적 없다. 기계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게 없어 연습도 안 할 생각이다."

―컴퓨터와의 대국은 상대 시선이나 표정을 볼 수 없다. 
생소한 대국 환경이 인간 쪽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그럴 염려는 없다. 대신 한 판이라도 지면 심리적 동요는 사람이 컴퓨터보다 훨씬 크고 다음 판에까지 미칠 것이다."

―제한 시간에 대한 생각은?

"애초 주최 측은 1인당 1시간을 제안해왔다. 이건 변수가 될 수 있겠다 싶어 2시간씩 제공할 것을 요청해 놓았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이 짧을수록 무조건 컴퓨터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2시간이면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2년 전 구리와  의 10번기 때와 비교해 어느 쪽이 더 긴장되나.

"이번 대결은 전혀 긴장감이 없다."

―임전 소감으로 마무리하자.

"인공지능의 인간에 대한 도전은 아직 시험 단계다. 
다음번 재도전 때 진짜 불꽃을 튀길 것 같은데 이번은 아니다. 그 시기가 빠르면 2년 안에 올 수 있다. 
긴장도 방심도 하지 않고 열심히 두어 다음 단계로 바통을 넘기는 것이 내가 맡은 임무다."


===========================================================================================

[발언대] 이세돌과 알파고, 게임 관전법

(출처-조선일보 2016.02.15 박영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다음 달 9일 시작될 예정인 이세돌과 알파고(구글의 딥러닝 소프트웨어)의 대결이 화제다. 
뇌 및 컴퓨터 전문가들은 이세돌 기사가 100% 이길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알파고가 이번에는 진다 해도, 다음부터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한한 습득 능력 때문이다. 
이번 게임은 승패 자체도 관심거리지만, 그 안에 담긴 두 가지 의미가 중요하다.

하나는 승패에 관계없이 승자는 구글이라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에서 구글은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 
3년 전 캐나다의 대가인 힌턴 교수를 영입하고, 벤처회사 딥 마인드를 6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번 경기로 구글은 '인공지능의 아이콘'이라는 인식을 세계에 심게 된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기기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인공지능 기술을 광범위하게 채택한 점이었다. 
이런 세계적 추세 속에서 구글이 인공지능 아이콘도 독점하는 것이다. 
구글의 가치 역시 그간의 투자와 이번 상금 100만불과는 비교되지 않게 높아질 것이다.
/조선일보 DB
또 하나는 구글이 선택한 상대가 한국의 바둑 챔피언, 이세돌이라는 점이다. 
숱한 프로 기사를 보유한 중국과 일본은 제외됐다. 
우리로선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간 지능의 대표 아이콘으로 한국(K-brain)을 각인시킬 기회인 것이다. 
인공지능은 전기전자나 컴퓨터 전문가에게도 낯선 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보다도 간단한 기술이다. 
얼굴인식 분야를 예로 들면, 일일이 사진 찍어 컴퓨터에 기억시킨 뒤 사람마다 비교해서 판단하는 종래의 디지털 기술에 
비해서, 인공지능은 얼굴의 부분별 특징을 기억한 뒤 이 특징들의 조합만으로 배우는 인간의 뇌를 흉내 낸 것이다. 
원리는 간단한 인공지능 아이디어가 반도체 기술 발전 덕분에 소형화되고 고속화되면서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지능 로봇 등에 응용 가능하게 됐다.

인공지능은 10년 안에 자동차, 로봇을 넘어 외국어 교육, 개인 비서, K팝 율동 선생 등으로 빠르게 일상화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주도하는 나라가 더 큰 부가 가치와 경쟁력을 갖고, 뒤처지는 나라는 더욱 큰 좌절을 맛볼 것이란 점이다. 
이번 시합을 계기로 일류 반도체 기술을 가진 한국이 'K-brain 아이콘'으로 인공지능 분야를 주도할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


===========================================================================================

이세돌에 도전장 낸 구글 “100만번 대국으로 훈련시켰다…결사항전의 자세”(조선비즈 2016.01.28)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