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평화협정 질문에 "北비핵화 진지하면 '넓은 이슈' 문열것"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 방한 중인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6일 주한미군 배치 여부를 놓고 한미와 중국간 갈등을 빚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사드는 외교적 협상칩(bargaining chip·협상카드)이 아니다"고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안보리 결의 동의와 한미간 사드 논의 연기에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진행 중인 안보리의 외교적 트랙과 사드 배치 문제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를 면담하고, 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임성남 1차관을 예방하고 청사를 떠나는 길이었다.
그는 "사드는 외교관들이 논의에서 사용하는 지렛대가 아니다"라면서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시스템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사드) 논의 시기, 의사 결정과 관련된 조치들은 외교관들이 아닌 군(軍)에 있는 동료와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 행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어적 차원에서 검토되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 문제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은 별개의 문제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안보리 결의 채택 국면에서 사드 배치 논의와 관련해 모종의 유연성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러셀 차관보는 북미 평화협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는 없다"며 "비핵화는 우리의 '우선순위 1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마침내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조치를 시작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국제 의무와 2005년 9·19 공동성명 상 스스로 한 공약을 준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당연히 9·19 공동성명에 제시된 보다 넓은 범위의 이슈와 관련한 진전의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9·19 공동성명은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선(先) 비핵화 협상'이라는 기존 미국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북한이 비핵화에 성의있는 태도를 보인다면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할 여지를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도 보도자료에서 미 행정부가 북한과의 어떤 대화에서도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순위로 다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러셀 차관보가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금은 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과 미사일 등을 포기토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는 데 (한미가)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과의 면담에서 채택이 임박한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논의와 이후 이행방안, 양·다자 차원의 독자 제재,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한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사드 문제가 중국과의 관계 등 전반적인 지역 정세 차원에서 거론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과정에서 한미중 3국 간 전략적 조율을 강화하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를 위해 향후 한미, 한중, 미중 간 여러 고위급 협의 계기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또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6자 회담 틀 내에서 5자 회담 등 다양한 구상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러셀 차관보와 윤 장관 등 당국자들의 면담은 애초 예정보다 약 1시간가량 길어져 협의 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러셀 차관보는 27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안보리 결의 이후 북핵·북한 문제 대응 방안을 놓고 중국 측과 추가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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