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닷컴 2016.03.21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일본 정부는 아무래도 한·일 미래세대 간 우호·협력의 증진을 바라지 않는 듯하다.
왜곡된 역사 인식으로 서술된 교과서는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일 미래세대 간
대립과 충돌을 조장하게 된다.
과거 식민 통치와 전쟁을 정당화하는 교과서로 교육받은 일본의 전후(戰後) 세대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에 일방적으로 피해를 본 국가들의 젊은 세대와 역사 인식에서
대립할 것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일본 정부의 책임이 여기에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18일 검정 발표한 교과서에는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기술하여 우리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기술이 확대·강화됐다. 또한 작년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합의에서 인정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군(軍)의 관여와
일본 정부의 책임을 기술한 교과서는 일부에 불과하다. 오히려 군의 관여를 삭제한 교과서도 눈에 띈다.
일본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기술되더라도 우리의 독도에 대한 영토주권 행사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의 주권 행사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 근거와 법령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잘못된 교과서로 배우게 되는
일본의 미래 세대가 한국에 대해 편견과 불신을 갖게 된다는 데 있다.
일본 고교 교과서의 일본군위안부를 비롯한 한·일 관계 서술을 우리가 문제 삼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개인의 기본적인 역사 인식이 대부분 중등교육 단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 교육과 교과서 내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제 과거 일본의 식민 통치와 전쟁과 같은 어두운 역사에 대해서
학교 교육과 교과서를 통해서만 배우게 되는 전후 세대가 일본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미래 세대의 올바른 역사 인식 형성에 긴요한 역할을 하는 교과서 내용에 과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큰 피해를 보았던
인접 국가들이 관심을 쏟는 이유다.
한·일 양국 미래 세대의 밝은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교과서를 만들려면 무엇을 하여야 할까?
우선 양국의 학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교과서 기술을 포함한 역사 인식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장(場)을 만들
필요가 있다. 한·일 양국은 2001년부터 2차례에 걸쳐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만들어 양국의 학설과 해석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연구·논의한 경험이 있다.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 사례를 보더라도 역사 공동 연구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3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속히 발족시킬 것을 제안하고 싶다.
양국의 교사와 청소년들이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고 상대방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2003년 1월 베를 린에서 개최된 엘리제 조약 40주년 기념 독일·프랑스 청소년의회에서 공동 교과서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양국의 공동 역사 교과서 발간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청소년 교류의 의미를 보여준다.
교과서 문제는 미래 세대 자신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청소년에게 이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이며, 교과서는 한·일 관계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其他 > 韓.日수교5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안부 문제, 청구권 협상서 논의 안 돼" (0) | 2016.03.08 |
---|---|
[기자의 시각] 란도셀 열풍과 克日 (0) | 2016.03.04 |
[물음을 찾아떠나는 고전 여행] 일본은 왜 독일처럼 반성하지 못할까? 주신구라(忠臣藏) (0) | 2016.02.29 |
[기고] 임시정부 부정하는 일본의 속내 (0) | 2016.02.29 |
"일본 우습게 보는 나라 한국밖에 없어.. 자립적 역사발전, 객관적으로 볼 필요" (0) | 201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