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日本消息

일본은행 부총재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상당한 비판 있어"

바람아님 2016. 5. 24. 00:31
뉴시스 2016.05.23. 16:54

일본은행(BOJ)내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나카소 히로시(中曾宏) 부총재가 아베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을 거듭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카소 부총재가 22일 일본-이탈리아 외교관계 수립 150주년을 기념하는 한 세미나에 참석해 “일본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상당한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카소 부총재는 “주택 담보 대출을 받지 않은 가구는 그 혜택을 느끼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노인과 연금 생활자들은 이자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정책이 해가 된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중은행들은 앞서 지난 1월29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응해 저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늘려왔다.

담보대출을 받은 가구는 이에 따라 금리가 더 낮은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며 금융 비용을 절감했으나, 은퇴 뒤 이자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은 수입이 더 감소하며 마이너스 금리의 역풍을 맞았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나카소 부총재가 이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대중의 직관에 잘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아울러 물가 추이를 감안할 때 추가적 금융 완화조치가 더이상 불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기업들이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을 올릴 의향이 강하고, 인플레와 임금 인상간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나카소 부총재의 이러한 발언은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는 확연히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나카소 부총재는 금융완화책을 선호하는 '비둘기파'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달리, ‘매파’에 가깝다는 평을 받아 왔다. 그의 이날 발언도 이러한 평소 소신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은행은 지난 1월29일 이후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현금에 이자율 -0.1%를 적용하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 적용 이후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에서 더 낮은 이자로 갈아타기 위한 차환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의 5개 대형은행 모두 4월 주택담보대출 차환 신청 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배 증가했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