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7.08 양정웅 서울예대 교수·극단 여행자 대표)
인도를 갔을 때 일이다. 뭄바이 사는 인도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했고,
나는 브라만 출신의 부자 친구 집에서 몇 달을 머무르는 호사를 누렸다.
그 집에는 비데시라는 하인이 살았고 나는 너무도 착하게 보이는 그에게 이끌려 서투른 의사표현에도
그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주방 옆 그의 작은 방에는 아무런 가구도 집기도 없었다.
달랑 바닥에 침구 하나 옷가지 몇 벌이 전부였다.
그리고 눈에 띄었던 것이 아내와 아이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눈에 띄었던 것이 아내와 아이의 사진이었다.
그에게 일년에 몇 번 집에 가느냐고 물었다.
일년에 딱 한 번 우리 추석 같은 명절에, 그것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몇 년에 한 번.
나는 가족을 못 만나는 그가 불행하게 느껴졌고, 그에게 다시 물었다.
"너는 근데 행복하니?" 그는 대답했다. "응, 나는 행복해." 그는 진짜 행복해 보였다.
"가족도 못 만나고, 너는 가난한데." "모든 게 시바신의 뜻이야."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에게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고, 사랑하는 아이가 있잖아."
"근데 못 만나잖아?" "그들이 내 가족이란 것에 감사해." "감사한다고?"
'도대체 무엇에…?' 나의 마인드는 소리치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에…?' 나의 마인드는 소리치고 있었다.
'너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고, 아내와 자식도 못 만나고, 도대체 행복할 수 없잖아!'
나는 도저히 그의 행복을 인정할 수 없었다. 가슴에 뭔가 뭉클함이 느껴졌다.
그 뭉클함은 오랫동안 내 뇌리에 남았다.
감사함이 무엇일까? 도대체 행복이 무엇일까?
몇 년이 흐른 뒤 쿠바 공 연을 갔을 때 나는 비슷한 잔상을 보았다.
낮에 집집마다 쿠바 음악을 틀어놓고 베란다나 옥상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너무도 가난한 집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고, 삶이 축제 같아 보였다.
나는 그곳에서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가장 천진하고 행복한 미소를 만났었다.
그리고 그 미소의 미스터리는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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