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前 6자회담 수석대표 이수혁 "사드, 美가 백두산 뒤 中 미사일 보려고 한국정부 압박"

바람아님 2016. 7. 15. 00:22
조선일보 : 2016.07.14 13:08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와 그를 영입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5일 국회 더민주 당대표실에서 입당식을 마친 뒤 대표실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4일 한·미 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과 관련, “미국이 일방적으로 우리의 팔을 비트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미국 압박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미국 정부가 백두산 뒤쪽에 배치된 중국의 ‘둥펑(東風)-21D’라는 항공모함 킬러 미사일을 들여다 보고 싶은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다만 “아직 확인된 정보가 있거나, 정부가 확인을 한 것도 없다. 미국 정부나 중국이 확인한 것도 없지만 중국이 둥펑-21D라는 항공모함 킬러라는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나”라며 “설에 의하면 (중국이) 백두산 뒤쪽에다 배치해 놨다는 거 아니겠나. 이게 미국으로서는 굉장히 무서운 무기이기 때문에 (미국이) 정말 이것을 들여다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중국 인민해방군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의 혹한기 훈련 사진을 분석, 둥펑-21이 지린(吉林)성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명) 일대에 배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지금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외교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와 주(駐)독일대사를 거쳐 국가정보원 제1차장(해외담당)을 지냈다. 지난 4·13 총선 당시엔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5번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 비례대표 13번까지 당선돼 국회 입성엔 실패했다.

그는 “사드는 단지 북한의 핵을 방위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고 중국의 군사시설을 들여다 보는 무기 체계”라며 “거리와 레이더의 방향만 갖고 얘기하는데 그것은 매우 초보적 기술적인 얘기를 하는 거고, 실제 (중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무기체계를 들여다 놓는 것 자체가 중국으로서는 굉장히 국익에 손상이 오는 거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을 중국이 지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외교적으로 여러 가지 흠결이나 결핍,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서 “사드 배치가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란 주장을 보면 합리적인, 매우 논리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중국이 우리에게 무역 보복 등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는 사회자의 질문엔 “그건 아마 희망사항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과거 마늘 파동 때도 보지 않았나”라며 “강대국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행동을 얘기해놓고 허언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대국은) 실천을 한다”며 “1970년대에 (중국이) 베트남을 가르치겠다며 침공해 버린 일도 있다”고 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다만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보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중국은 끝까지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수석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드가 중국의 둥펑-21을 겨냥해 배치됐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사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만으로는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배치하는 것일 뿐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외교관으로 6자회담 수석대표까지 지낸 분이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갖고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이 민감한 시점에 확인도 안 된 민감한 문제를 왜 함부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저의가 무엇인가” “이런 사람이 6자회담 수석대표를 했으니 6자회담이 제대로 될 리가 있느냐” “(중국 둥펑-21을 보려면) 군사위성으로 보면 되지 미사일 레이더로 본다니…” “중국 사람이냐, 한국 사람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