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지난 28일 210t급 신형 고속정 ‘참수리 211정’ 진수식을 했다. 참수리 211정에 장착한 원격제어사격통제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K-6 중기관총을 레이더와 연동해 표적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다. 승조원이 마치 전자오락기처럼 스틱을 움직여 갑판 위의 K-6 중기관총을 원하는 방향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에게는 갑판 위에서 불을 뿜는 중기관총의 총구가 마치 혼자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 연평해전같이 근접전투를 해도 전투원이 갑판 위로 굳이 나올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해군 고속정의 원조는 1972년 도입한 130t급 ‘기러기’다. 기러기는 1973년부터 국민방위성금을 통해 취역한 80t급 고속정 ‘제비’와 함께 주로 대간첩선 작전에 투입됐다. 당시 해군은 제비의 빠른 움직임에 착안해 80t급 고속정을 ‘제비’로, 그보다 더 무거운 130t급 고속정을 ‘기러기’로 명명했다. 특히 방위성금 중 학생들이 모금한 3억8000만원으로 건조한 제비 1번함에는 ‘학생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제비 30여척과 기러기 2척은 1990년대에 모두 퇴역했다. 해군은 150t급 고속정도 기러기로 호칭하다 나중에 용맹성을 강조하는 참수리로 개명했다. 이날 진수식을 가진 참수리 211정은 노후화돼 퇴역한 기러기 211정의 함정번호를 물려받았다. 과거 기러기 211정의 부활인 셈이다.
기러기에서 참수리로 부활한 211정은 130㎜ 유도로켓으로 북한 공기부양정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덩치는 배수량 기준으로 40%가량 더 커졌지만 워터제트 추진체계로 어망이 있는 얕은 해역에서도 날렵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밖에 베일에 싸인 능력이 몇 가지 더 있지만 해군은 비밀로 하고 있다. 북한과 실제 전투가 벌어지면 그 비밀도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영원히 비밀로 남겨 두는 게 어떨까. 남북 간 해전을 구경하느니 비밀이 낫기 때문이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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