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8.17 김경은 기자)
[롯데콘서트홀 개관 리허설 보니]
포도밭 모양 객석, 몰입도 높이고 파이프오르간 음색도 진가 드러내
세세한 음 날카롭게 살아나
"음향, 도쿄 산토리홀 수준" 찬사
19일 정명훈과 서울시향 개관공연
생애 첫 숨을 들이켠 파이프오르간은 하늘에서 음(音)의 폭포를 쏟아 내리는 듯했다.
16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을 사흘 앞두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은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맡은
신동일 연세대 교수와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의 4악장 리허설에 한창이었다.
여덟 달 만에 서울시향과 다시 만난 정명훈(63) 전 예술감독은 오른팔을 힘줘 흔들며 "파워! 파워! 파워가 가득해서
듣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해줘야 한다"고 외쳤다.
◇세계적 장인들이 빚어낸 압도적 음향
오는 19일 정 전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함께 개관 공연을 여는 롯데콘서트홀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수도 서울에
◇세계적 장인들이 빚어낸 압도적 음향
오는 19일 정 전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과 함께 개관 공연을 여는 롯데콘서트홀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수도 서울에
28년 만에 새로 들어서는 클래식 전용 홀이다.
국내 공연장 최초로 콘서트홀 내부(바닥·벽·천장)에 외부로부터 완전히 떨어트린 '박스 인 박스' 구조를 도입해 소음과
진동을 말끔히 차단하고, 베를린 필하모니 홀처럼 객석 2036석이 무대를 에워싸는 포도밭(빈야드) 모양으로 설계해
관객의 공연 몰입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콘서트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무대 한가운데 뒷면에서 은빛 몸집을 반짝이는
높이 10m짜리 대형 파이프오르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클래식 공연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음향 또한 뛰어나다.
세계적 음향 전문가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을 맡아 사전 공연 열세 번을 통해 "LA 월트디즈니홀, 도쿄 산토리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날 리허설에서 공연장 음향과 파이프오르간 음색은 진가(眞價)를 드러냈다.
100명에 가까운 단원이 활을 켜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세세한 음이 날카롭게 살아났다.
개관 공연에선 '오르간'과 더불어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과 진은숙의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연주할 예정이다.
스위스 베른 심포니의 악장인 알렉시 뱅상이 객원 악장으로 나서고, 라디오프랑스의 팀파니 수석 장 클라우드 젠젬브레,
스위스 베른 심포니의 악장인 알렉시 뱅상이 객원 악장으로 나서고, 라디오프랑스의 팀파니 수석 장 클라우드 젠젬브레,
파리오케스트라 호른 수석 에르베 줄랭, 트럼펫 수석 알렉상드르 바티, 트롬본 수석 앙투앙 가네 등 탄탄한 내공을 자랑하는
객원 연주자가 대거 합류했다.
그럼에도 브라스 소리가 원하는 만큼 안 나오자 리허설을 지켜보던 도요타 야스히사가 무대 높낮이를 조절해보자고 제안했다. 단원들을 내보낸 뒤 콘서트홀 관계자가 무대 바닥에 부채꼴로 설치한 리프트를 조정했다.
리모컨을 누를 때마다 무대 앞쪽은 낮아지고 뒤쪽은 점점 높이 솟아나자 객석에서 작게 "와!" 하는 탄성이 일었다.
다시 무대에 자리한 오케스트라에 정 전 감독은 1악장을 연습하면서 "굵은 소리를 자꾸 내는데, 그저 강하기만 한 소리가
아니라 챙챙하게 울리는 소리로. 그래서 청중이 '어!' 하고 귀 기울이게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와인과 맥주 즐길 수 있는 콘서트홀"
◇"와인과 맥주 즐길 수 있는 콘서트홀"
음악으로 공연장을 채우는 게 연주자들 몫이라면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시간을 기분 좋은 예술 경험으로 바꿔주는 건
콘서트홀 관계자들 몫이다. 지난 3월 취임한 한광규 롯데콘서트홀 대표는 "그동안 국내 공연장의 경우 공연만 보고 떠나는
관객이 많았다. 롯데콘서트홀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다양한 쇼핑몰 안에 위치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2·8호선 잠실역에서 내려 롯데월드몰 내 콘서트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공연장 로비가
지하철 2·8호선 잠실역에서 내려 롯데월드몰 내 콘서트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공연장 로비가
나올 만큼 롯데콘서트홀은 접근성이 뛰어나다. 통유리창 너머로는 석촌호수를 품은 주변 경관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래서 콘서트홀 측은 8층 로비 바깥에 150명이 앉을 수 있는 야외 테라스를 꾸몄다.
거기서 와인과 차를 마시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보통 10~15분에 불과한 중간 휴식 시간을 30~40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느긋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배려하기 위해서다.
로비 서비스 바에서는 맥주도 팔아서 공연 중간 시원하게 목도 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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