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06] 브라질다움이 깃든 마스코트

바람아님 2016. 8. 13. 22:09

(출처-조선일보 2016.08.13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산업디자인)

'과연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열기를 더해가는 리우올림픽 마스코트들을 보면 떠오르는 궁금증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실존하는 게 아니라 브라질다움을 나타내려고 디자인된 가상의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하계 올림픽 마스코트 '비니시우스'는 고양이의 민첩함, 원숭이의 사뿐한 몸짓, 새의 우아함을 조합해서 만든 동물이다. 
장애인 하계 올림픽 마스코트 '통'은 브라질 밀림에 서식하는 식물들의 강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2016 리우올림픽 마스코트. 왼쪽: 하계올림픽 마스코트 비니시우스, 오른쪽: 패럴림픽 마스코트 통(2014).
2016 리우올림픽 마스코트. 왼쪽: 하계올림픽 마스코트 비니시우스, 
오른쪽: 패럴림픽 마스코트 통(2014).
상파울루에 있는 버도(Birdo) 스튜디오의 루시아나 에구티(Luciana Eguti)와 파울루 머핏(Paulo Muppet)이 디자인한 
이 마스코트들은 애니메이션과 컴퓨터 게임에나 등장할 법한 모양과 색채로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브라질 국기처럼 노랑(몸), 파랑(팔), 초록색(꼬리)으로 채색된 비니시우스는 팔과 다리를 마음껏 늘여 더욱 높이 뛰어오르고,
빨리 달리며,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능력은 경쟁에서 이기는 데는 쓸 수 없고, 오직 좋은 일에만 유용하다고 한다. 
한편 결단력과 기쁨으로 늘 변하는 통의 머리를 덮은 이파리와 열매는 어떠한 장애도 극복하려는 의지를 나타낸다.

비니시우스와 통이라는 이름은 브라질의 서정시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Vinicius de Moraes)와 작곡가 통 조빙(Tom 
Jobin)에서 유래하였으며, 조직위원회가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 32만2327명(44%)의 지지를 얻어 공식 선정되었다. 
브라질 국민이 두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1965년 그래미 레코드상을 받았으며 아직도 널리 사랑받는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라는 보사노바 곡을 함께 작사·작곡했기 때문이다. 
보사노바는 삼바와 재즈의 선율을 융합해서 만들어 리듬이 감미롭고 우아한 브라질 특유의 음악 장르이다. 
요즘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올빼미 응원을 하느라 새벽잠을 설쳐도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는 늘 새로운 활력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