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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미중(美中), 미북(美北) 빅딜의 악몽

바람아님 2016. 9. 24. 00:32

조선pub 2016-09-23 09:14

 
핵(核)무장국들이 핵없는 한국을 소외시키고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 핵없는 한국은 미국에 배신당한 외톨이가 되어 조선과 체코의 운명을 따를 것. 2017년 12월에 핵인종(核人從) 후보를 당선 시키면 자주와 자유를 잃는 길이 열릴 것이다.

글 | 조갑제(趙甲濟) chogabje.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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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김영삼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계획을 반대하였다. 미국은 그러한 한국을 배제하고 제네바에서 북한과 직접 담판을 지었다. 제네바 협약에서 한국은 봉이 되었다. 북한에 대한 원전(原戰) 건설 등 부담을 거의 한국이 지고 말았다. 사진은 1999년12월15일 KEDO 경수로 주계약 서명식에서 앤더슨 KEDO 사무총장과 최수병 한전사장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조선DB

한국이 자위적 핵무장이나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핵인종(核人從) 세력(북한의 핵개발을 돕고 인권탄압을 방조하고 종북과 손잡았던 세력)은 갑자기 친미적(親美的)으로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核) 없는 세계 정책을 추진하는 데 이에 역행(逆行)하는 것이다.' 오바마의 체면을 봐주다가는 한국이 적(敵)의 핵폭탄을 맞을 판이다. 미국은 정책이 달린 문제이지만 한국은 생존이 달린 문제이다.
 
이미 미국 지도층에선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과 함께 이게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 미중(美中)빅딜, 미북(美北)빅딜 안이 논의되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자는 이야기이다. 북한의 요구사항은 필연적으로 한국의 안전과 자유를 약화시키는 내용일 수밖에 없다. 美中빅딜, 美北빅딜은 협상과정에서 한국을 구경꾼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핵없는 한국을, 아무런 카드가 없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길 것이다.
 
1994년 김영삼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는 계획을 반대하였다. 미국은 그러한 한국을 배제하고 제네바에서 북한과 직접 담판을 지었다. 제네바 협약에서 한국은 봉이 되었다. 북한에 대한 원전(原戰) 건설 등 부담을 거의 한국이 지고 말았다. 이는 군사적 조치를 반대하고 비굴한 평화를 선택한 대가(代價)였다. 제네바 합의가 북한 핵문제 해결 방식을 '협상'으로 가져가는 바람에 결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허용하고 말았으니 한국으로서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한국이 핵무기를 갖지 않으면 중국 북한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도 한국을 무시할 것이다. 미국 지도부는 겉으론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자위적 핵무장도 할 수 없는 나라, 사드 배치도 질질 끄는 동맹국을 더 이상 고려해 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국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경멸 받는 나라가 되고 있다.
 
*1938년 나치 독일이 체코의 독일인 거주 지역을 수복하기 위하여 쳐들어가겠다고 하니 유럽의 4대 강대국은 뮌헨에서 회담을 열어 체코의 운명을 결정하였다. 이 회담에 체코는 참석하지 못하였다. 동맹국인 프랑스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독일군이 체코를 공격해도 군대를 보내어 돕지 못하겠다고 통보하였던 것이다. 동맹국에 버림 받은 체코는 프랑스와 영국이 자신들을 독일에 넘기는 것을 구경만 했다. 미국에 버림 받은 한국이 이런 운명에 처해질지 모른다. 핵무기 없는 한국, 반미적(反美的)인 한국, 분열된 한국, 친중화(親中化)된 한국을 협조적인 일본처럼 아낄 리가 없다. 한국이 핵무장 카드를 포기하면 중국 북한은 물론 미국에 대하여도 압박 수단이 없어진다.
 
*러일전쟁의 강화 회담을 주선한 이는 시오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일본 팬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신흥 아시아 강국을 좋아하였다. 미국 남성미의 상징인 루스벨트는 일본의 상무(尙武)정신을 존경한 듯하다. 미국이 주선하여 포츠머스에서 열린 회담에서 조선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조약의 제1조는 이렇다.
 
<러시아 제국은 일본 제국이 조선에서 정치·군사·경제적인 우월권이 있음을 승인하고 또 조선에 대해 지도·보호·감독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승인한다.>
 
이 조약이 맺어지기 두 달 전인 1905년 7월 미국은 일본과 가쓰라-태프트 밀약(密約)을 맺어 일본이 조선에 대하여 지배권을 확립하는 것을 양해하였다. 조선(대한제국)은 두 회담에 의하여 체코처럼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국가가 되었던 것이다.
 
핵없는 한국은 북한의 인질이 될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노리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소외된 미북(美北), 미중(美中) 빅딜에서 한국의 국익(國益)은 치명적으로 희생될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중립화를, 북한은 주한미군의 중립화를 요구할 것이다. 이를 평화협정으로 공식화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인의 반미(反美), 친중(親中), 친북(親北)성향과 내부 분열성, 그리고 지정학적(地政學的) 조건 등을 종합하여 미국이 핵전쟁을 각오하면서까지 지키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그러면서도 얄미운 존재라고 판단할 것이다. '적이 핵무장하여도 자위적 핵무장도 못하고 더구나 우리가 배치하려는 미사일 방어망까지 반대하는 사람들을 왜 우리 젊은이들의 피로 지켜야 하나'라는 여론이 미국에서 형성될 것이다. 그럴수록 한미동맹은 형해화되면서 미일(美日) 동맹 강화를 서두를 것이다.  
 
2017년 대선에서 핵인종 세력 후보가 한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한미동맹은 결정적으로 금이 갈 것이다. 두 나라 국민 사이, 정권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면 핵 없는 대한민국은 핵무장한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북한의 인질로 전락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자주와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자유를 잃는 길에 접어들 것이다. 부국강병(富國强兵)에 실패하였던 조선, 동맹국에 배신당한 체코의 운명을 걷게 될 것이다. 내년 대선(大選)은 굴종이냐 자유냐의 선택이 될 것이다.



조갑제(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1945년 10월 일본에서 났다가 이듬해 고향인 경북 청송으로 돌아왔다.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수산대학(현재의 釜慶大)에 들어가 2학년을 마친 뒤 군에 입대, 제대 후 1971년 부산의 국제신보 수습기자로 입사해 언론생활을 시작했다.
문화부, 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경찰, 공해, 석유분야를 다루었는데 1974년 중금속 오염에 대한 추적 보도로 제7회 한국기자상(취재보도부문·한국기자협회 제정)을 받았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현장 취재를 했다. 1980년 6월 신문사를 그만둔 뒤 월간잡지 <마당> 편집장을 거쳐 1983년 조선일보에 입사, <月刊朝鮮> 편집장으로 일했다.
저자가 <月刊朝鮮> 편집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月刊朝鮮>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보도로 1994년 관훈언론상(관훈클럽 제정)을 수상했고 ‘6·29 선언의 진실’ ‘12·12 사건-장군들의 육성 녹음 테이프’ 등 많은 특종을 했다. 1996년부터 1년 간 국제 중견 언론인 연수기관인 하버드대학 부설 니만재단에서 연수를 했다. 2001년 <月刊朝鮮>이 조선일보사에서 分社하면서 (주)月刊朝鮮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조갑제닷컴>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석유사정 훤히 압시다》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有故》 《국가안전기획부》 《軍部》 《이제 우리도 무기를 들자》 《朴正熙 傳記》(全13권) 등을 출간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