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인도의 성인 간디 동상, 아프리카서 인종주의논란에 철거 위기

바람아님 2016. 9. 24. 23:41
연합뉴스 2016.09.23. 16:14 

"흑인 비하하고, 카스트 신분제 옹호"


비폭력·무저항주의로 인도의 독립을 이끈 마하트마 간디의 동상이 아프리카 가나에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논란 속에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아프리카 가나의 가나대학 교내에 세워진 간디 동상의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에 1천여명이 서명, 대학평의원회에 전달됐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간디의 동상은 지난 6월 가나대학을 찾아 간디의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는 연설을 했던 프라나브 무케르지 인도 대통령에 의해 제막됐다.

청원을 시작한 가나대학 교수들은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체류했던 1893년∼1914년 흑인에게 인종차별적이었을뿐더러 인도의 카스트 신분제도를 옹호했다는 점을 철거 이유로 들었다.

또 간디가 남아프리카 흑인을 '깜둥이'(kaffirs)라고 모욕한 글들을 인용하며 그가 남아공 정부가 인도인을 '반(半)야만적인 원주민'과 같은 수준으로 폄하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인용한 글에 따르면 간디는 흑인을 "나태하고 벌거벗은 채로 삶을 보내고, 소를 모아 부인을 사는 것이 유일한 야망인 미개한 깜둥이"라고 쓰고 있다.

가디언은 동상 설립과 관련, 학교 당국이 학생들과 협의하지 않았다며 학생들도 동상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학 연구원인 오바델레 캄본은 간디의 인종차별적 면을 알고 있다며 "이는 가나 대(對) 인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레지널드 다이어 대령(영국 식민에 반대하는 인도인들을 상대로 발포한 영국 군인) 동상을 보낸 후 이를 인도에 대해 선물이라고 한다면 인도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간디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간디의 손자이자 전기작가인 라즈모한 간디는 할아버지가 '의심의 여지 없이' 흑인에 대해 무지했고, 편견이 있었다고 진술했고, 유명한 인도 작가 아룬다티 로이 역시 간디는 불평등한 카스트제도를 옹호했다며 간디를 성인으로 추앙하는 역사학자들의 인식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