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빨라야 대접받는 시대이다 보니 이젠 어느 정도의 맞춤법 오류는 일정 부분 너그러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일부 언론사가 ‘기사 속 맞춤법 오류’ 시리즈까지 연재할 정도로 그 수가 많아지고 어찌 보면 일상화됐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기사 속 틀린 맞춤법 ○○개’ 등의 목록이 주르륵 뜬다. 신속성뿐 아니라 정확성이 생명인 기사마저도 ‘맞춤법 파괴자’ 대열에 들어선 것 같아 씁쓸하다. 일상 대화는 또 어떤가. 카카오톡 등에서 자주 발견되는 맞춤법 오류는 ‘장례(래)희망’ ‘일해라 절해라(이래라저래라)’ ‘베일에 쌓(싸)이다’ 등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영어신문 기자 시절,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가 돼 미국에서도 한국어 신문이 발간되는 날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미국인들이 한국어로 써 온 기사를 다듬어 주면 기분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별로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우리가 영어·중국어 학습에 필사적인 만큼 모국어도 지속적 연마가 필요하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수필집 『이윽고 슬픈 외국어』에서 이렇게 썼다. “일본어로 소설을 쓰면서 다시 한번 일본어를 상대화하는 것, 나는 그것이 앞으로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어도 마찬가지다.
두 밤 자면 570돌을 맞는 한글날이어서 반짝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부끄럽긴 하지만 우선 자신부터 노력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퀴즈 하나. 정답은 7일 본지 홈페이지(joongang.joins.com)에 올라갈 이 칼럼에서 찾아보시길. 다음 문장에서 뭐가 틀렸고, 어떻게 적어야 바르고 고운 우리말인지 댓글로 달아 주시면 된다. ‘왠일로 작지만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나 뭐라나’.
전수진 정치부 기자
'人文,社會科學 > 時事·常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향기] 성공학이라는 괴물 (0) | 2016.10.08 |
---|---|
멕시코 한인 여성..진짜 억울한 옥살이었네 (0) | 2016.10.08 |
[포커스]'주 4일 근무' 하루 몇 시간 일할까 (0) | 2016.10.05 |
[야마구치의 한국 블로그]韓의 고기 선물과 日의 손수건 선물 (0) | 2016.10.04 |
'한국인에게 고추냉이 듬뿍?'..日 초밥집 '와사비 테러' (0) | 2016.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