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외국 기업에 중국 시장 문호를 활짝 열어 세계화의 첨병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보호무역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미국 대신 아시아에 새 시대를 예고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재계 지도자들에게 중국이 이끄는 세계 질서의 비전을 소개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외부 세계를 향해 문을 닫지 않고 오히려 더욱 넓게 열어 경제 세계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협정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모두에게 열린 무역 협정을 밀겠다면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을 제외하고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은근히 비난했다고 분석했다.
TPP를 철회하고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더욱 전투적으로 접근하겠다고 위협해온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미국이 포기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더십 역할을 빠르게 차지하기 위해 중국이 자유무역과 개방 경제 지지자를 자처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서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 반대를 천명하고 중국 주도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TPP를 추진한 것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리더십을 보이려는 취지였다"며 "우리는 미국이 이 지역에 있는 게 좋지만 없다면 누군가 빈자리를 채워야 하고, 중국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 경제단체 '카운슬 오브 더 아메리카스'의 에릭 판즈워스 부회장은 시 주석의 발언을 두고 "환태평양 지역의 전략적인 재편성을 발표하는 것 같았다"며 "시 주석은 우리가 기업에 열려 있다고 뚜렷이 밝혀 미국의 방향과 대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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