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 싱가포르에 영화채널
아이돌 그룹은 주로 일본으로 발길
트와이스·2PM·빅뱅 대성 등 활약
판타지 드라마 '마이 온리 러브송'
중국 대신 넷플릭스로 방향 틀어
위기의 한한령이 기회다?
사드 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으로 중국 콘텐트 수출에 직격탄을 맞은 방송사·기획사·제작사들이 일제히 새로운 땅 개척에 나서고 있다. 한류의 문화 영토 확장이다. 지난해 8~11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優酷) 등에서 동시 방영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회당 40만 달러(약 4억 6000만원)로 중국 판권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실질적으로 드라마 수출이 멈춰버리면서, 그동안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자성론과 함께 ‘탈(脫) 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 ①동남아에 맞춤형 채널 개국 나선 방송사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당장 수입이 반 토막 난 방송사다. 회당 4만 달러(약 4600만원)에 판매된 ‘별에서 온 그대’ 이후 3년 동안 10배 가까이 치솟았던 중국 판권 수입이 사실상 제로가 되면서 SBS는 인구 2억 5000만 명이 넘는 인도네시아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도네시아 현지 홈쇼핑 사업자인 레젤(lejel)과 손잡고 오는 27일 한류전문채널 ‘SBS-IN’과 홈쇼핑채널 ‘SBS Shop’을 동시 개국한다.
콘셉트는 명확하다. 한류 드라마·예능 외에 뷰티 프로그램 ‘스타일 팔로우’를 신설해 한국과 인니에서 동시 방영하며, 해당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화장품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다. 한류 스타인 소녀시대 수영이 진행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모델 강승현, 최기환 아나운서 등이 출연한다. 유영석 PD는 “중국 쓰촨성에서도 ‘블랙박스로 본 세상’이란 프로그램으로 비슷한 시도를 했으나 샤오미 등에서 저가 제품 공세가 시작돼 가격 경쟁력이 너무 떨어졌다”며 “한류로 인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동남아 시장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BS는 이 모델을 추후 말레이시아·몽골 등으로 확대시켜간다는 계획이다.
CJ E&M 역시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한국 영화만 24시간 방영하는 채널 ‘tvN Movies’를 개국했고 이어 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네시아 등으로 넓혀나가는 방안을 국가별 사업자들과 논의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과 태국에 각각 현지법인 ‘CJ Blue Corp’와 ‘True CJ Creations’을 설립하며 동남아를 제2거점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SM의 동남아시아 행도 눈에 띈다.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한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현지 지역 오디션을 개최해 NCT 인도네시아팀을 비롯 NCT 아시아팀을 꾸릴 것”이라며 “한국과 인도네시아·중국·일본 등 아시아가 힘을 합친다면 ‘동양의 할리우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안석준 대표는 “당초 2월 방영 예정이었으나 서비스 개시일이 불확실해 이로 인한 콘텐트 가치 하락을 방지하고자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KBS2 ‘화랑’이 동시 방영되던 중국 LeTV에서 2회 만에 자취를 감추고, 동시 방영 시기를 조율하다 국내 편성이 늦어지며 흥행에 실패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달리 실리를 택한 셈이다.
이는 현지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트를 필요로 하는 넷플릭스와 사전 제작을 완료한 드라마를 하루 빨리 편성하고 싶어하는 제작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사례이기도 하다. 바보 온달 스토리를 각색한 청춘 판타지물인 ‘마이 온리 러브송’은 CNBLUE 이종현과 배우 공승연이 주연을 맡았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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