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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꿀벌, 뒤늦게 온 동료에 '상석' 양보..속셈은 '위험회피'

바람아님 2017. 3. 18. 23:18
연합뉴스 2017.03.18 08:01

 모임에 늦게 온 사람에게 '상석'을 양보하는 일견 예의 발라 보이는 행동이 꿀벌 암컷들에서도 관찰됐다.

쓰쿠바(筑波)대학 연구팀은 오키나와(沖繩) 이리오모테지마(西表島)에 서식하는 꿀벌을 관찰해 확인한 이런 연구결과를 독일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이리오모테지마에 서식하는 이 꿀벌은 낮에는 단독으로 행동하지만, 밤에는 수컷은 수컷끼리, 암컷은 암컷끼리 모여 식물의 밑으로 늘어진 잎이나 줄기 등에 염주 모양으로 매달려 잠을 잔다.

연구팀이 2014년과 2015년 봄 2년간 이 벌의 생태를 조사한 결과, 암컷은 무리를 지을 때 밑으로 늘어진 잎 등에 가장 먼저 온 개체가 땅에서 가장 가까운 '말석(하석)'을 차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17개의 무리를 관찰한 결과 2번째 이후에 온 암컷은 맨 먼저 온 꿀벌보다 위쪽에 평균 3마리가 붙은 데 비해 아래쪽에 붙은 개체는 1마리 미만이었다. 수컷 무리 6곳에서는 먼저 온 개체가 '상석'과 '하석'중 어느 한쪽을 고르는 경향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하석을 차지하는 행동은 위쪽에 붙은 개체가 줄기나 잎을 타고 내려오는 적과 빗물 등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했다. 이런 행동을 통해 위기를 피한 개체가 살아남기 때문에 하석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아사히는 꿀벌을 본받아 모임에서 귀찮은 일을 피하고 싶으면 말석에 앉으라고 권했다.


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