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너무 덥고 습도가 높아 숨 쉬는 것조차 힘든 날이 많았다. 한국은 낮에는 햇빛이 강해도 아침저녁으론 시원하다고 생각했는데, 밤이 돼도 너무 습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거기에다 북한과의 관계가 긴장 상태로 치달아 더 더웠던 것 같다.
기후도 사회도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현재에서는 따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어느 정도 외부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러한 스트레스가 이것저것 겹치고 쌓이는 것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
무더운 여름을 잘 넘기려는 것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이웃 사람도 비슷할 것이다. 여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것 중에는 절기나 계절마다 다른 과일 수확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하나로 매미 소리가 있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외국인들이 매미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의외였다.
알아봤더니 매미는 북위 50도까지 산다고 한다. 유럽 국가인 프랑스의 경우 남부지역에는 매미가 있지만 그 밖에 독일 영국 러시아 등은 매미 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매미 소리를 들으면 시끄럽다는 생각밖에 안 난다는 말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국도, 일본도 참매미의 “맴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여름이 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가나가나가나”라는 저녁매미 소리가 들리면 여름이 끝난다. 이 매미는 이름대로 저녁이 되면 잘 들리는데 그 “가나가나가나” 하는 소리에는 뜨거운 한 계절이 끝난다는 슬픔과 아쉬움이 섞인 애수가 담겨 있어서 일본 시가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매미는 종류에 따라 3년에서 17년 정도의 오랜 세월 흙속에 있다가 지상에 나온다. 매미의 일생은 일주일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데, 그것은 매미를 키우려고 하면 어려워서 나온 말이고 실제는 한 달 정도는 산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흙속의 삶에 비하면 지상의 삶은 너무 짧다.
그래서 열심히 운 매미들은 오랜 흙속 생활을 잘 마치고 지상에 나온 매미들이다. 매미는 열심히 울어서 짝을 찾고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번식하고 그것을 마치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한다. 흙속에서의 오랜 시간은 다음 세대인 후손을 남기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더운 여름을 견디면서 사는 우리의 생활도 알고 보면 다음 계절의 시작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늦더위를 잘 이겨내자.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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