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6.20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1880년 스티븐스 공대의 헨리 모르턴 총장은 모든 전문가는 에디슨의 전구(電球)를 완벽한 실패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1차 세계대전 서부전선 영국군을 총지휘하던 더글러스 헤이그 원수는 "전쟁터에서 탱크가 말[馬]을
대체할 거란 생각은 터무니없을뿐더러 반역적인 생각이다"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고리타분한 옛날 사람들 이야기만이 아니다.
최고의 컴퓨터 기업 중 하나였던 DEC(Digital Equipment Company)의 켄 올슨 회장은
1977년 "가정집에 컴퓨터를 둘 이유는 정말 단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으니 말이다.
물론 전쟁터에선 오래전 기마 부대가 사라졌고, DEC는 망했다. 그렇다면 질문할 수 있다.
당시 최고의 전문가들이었던 그들은 왜 그렇게도 터무니없는 예측을 했던 것일까?
사실 완벽한 미래 예측은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더구나 인간은 "미래는 과거의 확장"이라는 진화적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다지 나쁜 믿음은 아니다.
일기예보에 대한 아무 지식이 없더라도 "내일 날씨는 오늘과 비슷할 거야"라고 말한다면 대부분 틀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내일 만약 태풍이 온다면 예측은 100% 틀릴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 대한민국의 미래는 단순한 과거의 연장일까?
아니면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예측 불가능한 특이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준비를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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