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2018.08.26. 17:56
[편집자주] 지난 3월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간 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각서에 서명, 선제공격에 나서며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의 잇단 공격에 중국도 반격에 나섰지만,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싸움의 균형은 무너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5개월을 넘어서면서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력 산업들에 대한 수출타격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재계는 지난 5개월간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는 수준에서 이제는 구체적으로 제재를 실행하면서 그 파장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빨리,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곳은 국내 자동차 업계와 철강 업계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수입차(부품)에 최고 25% 추가 관세부과를 검토해 업계는 고심이 깊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미국 수입차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단기적으로 미국 수출 차량의 판매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국 수출 물량의 타지역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공장 생산량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경기 부진으로 현지 자동차 수요가 위축되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신차 출시와 탄력적 대응을 통해 효율적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을 시발점으로 각국이 철강 수입규제 조치에 나서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산 철강 수출량을 지난 3년 평균의 70%로 제한하고 있다. 또 쿼터제와 별도로 한국산 철강에 반덤핑·상계관세 등 수입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유럽연합(EU)도 지난달 23개 철강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잠정 발동했다. 캐나다는 물론 인도·터키 등 신흥국들도 수입 규제 수단 도입을 예고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한정된 구매자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시작으로 각국간 자국산업 보호에 나서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우리의 주력수출품인 반도체의 경우 아직 영향은 없지만,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전선이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이어 반도체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계속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의 고율 관세 부과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중국의 IT(정보통신) 제품 수출량이 줄어들 경우 재고 누적에 따른 수요 감소가 시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은 대부분 현지에서 소화되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거의 없어 직접적 파장은 적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통상협력팀장은 "전세계 전자제품의 40~50%가 중국에서 제조되고 그 중 상당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된다"며 "양국의 무역전쟁이 길어질 경우 반도체 등 시장 전반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를 막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중국에게 주도권을 뺏기던 한국의 주력 산업들에 일정 부분 숨통을 틔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시복 기자 sibokism@mt.co.kr, 심재현 기자 urme@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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