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9.06 최인준 기자)
불량 유전자 잘라 정상으로 바꿔…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성 높아져
과학자들이 개에게서 치명적인 근육 손상을 일으키는 '불량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생쥐와 인간 세포에서 같은 방법이 적용된 적은 있지만 개와 같은 대형 포유동물에서는 처음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사람에서도 같은 유전자 교정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릭 올슨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병원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듀센(Duchenne)형 근위축증에 걸린 비글 종(種)에 유전자 가위를 주입해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교정했다"고 발표했다.
▲ 듀센형 근이영양증에 걸린 비글들(위). 유전자 가위로 질병 유전자를 제거하자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이 다시 증가했다(아래). /영국왕립수의대·사이언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 부위를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이다.
듀센형 근위축증에 걸리면 근육세포를 구성하는 핵심 단백질인 '디스트로핀'이 제대로 합성되지 않는다.
전 세계 환자 수는 30만명 정도인데 대부분 20대에 심장 근육 기능이 멈춰 사망한다.
연구진은 근위축증에 걸린 생후 1개월 비글 2마리에 유전자 가위를 실은 무독성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8주 후 몸속 근육세포를 보니 디스트로핀이 정상적으로 합성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상 개와 비교해 디스트로핀 합성이 심장에서 92%, 횡격막에서 58% 정도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가 불량 유전자를 잘라내 정상 유전자로 대체되면서 단백질이 생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생쥐에서 근위축증을 야기하는 유전자를 바꿔 치료에
성공한 바 있다. 올슨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발전시키면 근위축증을 앓는 환자들이 심장 박동 기능 소실이나
횡격막 호흡 기능 약화로 사망하는 비극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유전자 가위 기술 : [요약] 유전체에서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 인간 및 동식물 세포의 유전체를 교정하는 데 사용되는 유전자 교정(genome editing) 기술로 유전체에서 특정 염기 서열을 인식한 후 해당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해, 찢어진 옷의 부위(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고 새로운 천으로 바꾸는 「유전자 짜깁기」로 볼 수 있다. 개발된 유전자가위로는 1세대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FNs · Zinc Finger Nucleases), 2세대 탈렌(TALENs ·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s), 3세대 크리스퍼(CRISPR-Cas9)가 있다. 가장 최근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인간이나 동식물의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효소로, 교정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가이드 RNA와 DNA를 잘라내는 Cas9 단백질로 구성된다.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을 이용하면 유전자를 잘라내고 새로 바꾸는 데 최장 수년씩 걸리던 것이 며칠로 줄어들며, 동시에 여러 군데의 유전자를 손볼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유전자가위는 에이즈, 혈우병 등 유전 질환을 치료하고, 농작물 품질 개량이 용이해 유전자 변형 식물(GMO)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태계 파괴 및 「맞춤형 아기 탄생」이라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2015년 4월 18일, 중국 연구자들이 동물 배아나 인간 성체 세포가 아닌 인간 수정란 및 배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교정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심화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전자가위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
3세대인 크리스퍼 (CRISPR-Cas9) 3세대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교정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RNA(리보 핵산)와 DNA를 잘라내는 제한효소인 Cas9를 결합하여 만든 것으로, 2012년 말에 개발되었다. 안내 역할을 하는 RNA가 교정을 목표로 하는 DNA 염기서열에 달라붙으면 Cas9가 DNA의 특정 부위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1세대 및 2세대와 달리 복잡한 단백질 구조가 없고 DNA 절단 정도가 더욱 깊다. 이전 세대의 유전자가위들과 달리 오작동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어 자칫하면 엉뚱한 부분을 잘라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치명적 단점이긴 하지만, 과거에는 유전자 하나를 잘라내고 새로 바꾸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씩 걸리던 것이 크리스퍼가 개발되면서 수일 이내로 단축되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 군데의 유전자를 손볼 수도 있게 되는 등 유전자 교정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개발 이후 각종 동물이나 식물의 형질 개량, 질병 치료, 해충 퇴치부터 인간 배아의 유전체를 교정하는 실험까지 여러 방면의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나, 이에 따른 생태계 파괴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전자가위 [遺傳子-] (두산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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