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0.31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잠과 꿈
모든 사람이 매일매일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죠. 바로 밤이 되면 잠에 드는 것인데요.
우리가 평생 살면서 인생의 3분의 1을 자는 데 쓴다고 해요.
며칠 동안 계속 잠을 자지 않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잠은 인간의 원초적 욕구입니다.
뇌줄기(brainstem)라는 뇌 부위에서는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일을 조절해줘요.
뇌 가장 아래 있는 뇌줄기는 숨을 쉬거나 심박 수를 조절하는 것처럼 우리 몸에서 필수적 활동을 맡아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나 감정을 조절하는 뇌보다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곳인 셈이죠.
잠자고 꿈꾸는 건 숨 쉬고 체온을 유지하는 일처럼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얘기이기도 하고요.
낮에 속상했던 일 푸는 탈출구… 꿈은 치유의 시간이에요
▲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꿈은 뇌가 우리 마음을 치유해주는 시간이에요. 꿈에서 갖고 싶었던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하늘을 날기도 하죠.
꿈은 우리가 낮에 화가 나거나 속상했던 일들을 해소하는 탈출구예요.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들을 꿈나라에서 마음껏 펼치거나 풀어버리기 위해 꿈이라는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꿈을 꿀 때 우리 뇌는 무척이나 바쁘게 일을 한답니다.
의학적으로 뇌가 꿈을 꾸는 모드를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이라고 부릅니다.
꿈꾸는 동안 우리 뇌는 꿈을 마치 현실처럼 생각해요.
악당을 만나 싸우는 꿈을 꾸면 실제로 싸우는 것처럼 심장도 쿵쾅거리고 호흡도 가빠지고 혈압도 올라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몸은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근육 힘을 빼놓는답니다.
만약 꿈에서 공을 차거나 마음껏 뛰어다녀도 자는 동안 꼼짝하지 않고 편안하게 누워서 몸을 쉴 수 있게끔 하는 거죠.
그런데 어떤 친구는 "매일 꿈을 꾼다"고 하고, 어떤 친구는 "꿈을 거의 꾸지 않는다"고 말해요.
실은 모든 사람이 매일 밤 꿈을 꾸지만 깨고 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꿈꾸고 있을 때 마침 잠에서 깨면 꿈을 기억하기가 쉽다고 하네요.
잠자고 있지만 꿈꾸지 않는 시간도 있긴 해요. 꿈꾸지 않을 때 우리 몸은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면역 체계를 정비한답니다.
피로를 풀거나 키가 크려면 충분히 자야 해요. 마음의 상처를 없애는 데도 깊은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답니다.
자는 동안엔 낮 동안 배웠던 것을 뇌의 깊은 저장 공간에 넣기도 해요.
그래서 밤에 잠을 푹 자지 못하면 배운 것을 금방 잊어버리곤 하죠.
자, 잠만 잘 자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겠지요?
특히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는 이런 잠의 기능이 가장 활발한 시간이에요.
그래서 너무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까지 충분히 자는 일이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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