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1.28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중국 동북부의 하얼빈은 음악 도시다. 중국 최초로 서양음악을 받아들여 1908년 하얼빈 교향악단을 설립했으며,
1928년 하얼빈 제일음악학교가 개교하여 저명한 음악가를 배출하고 있다.
1961년부터 격년마다 국제 여름음악회가 하얼빈에서 열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얼빈 오페라 하우스, 외부 전경(위)과 내부(아래), 개관: 2015년.
2010년 하얼빈시(市)는 UN의 음악 도시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문화공원과 오페라 하우스를 건립하기 위한 기본 계획을
국제 공모했다. 심사위원회는 베이징에 있는 '미친 건축가들(Mad Architects)'이 제출한 역동적인 곡선 형태의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미친 건축가들'의 대표인 마얀송은 예일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런던의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에서 유기적인
곡선 건물들을 다룬 경험을 살려 쑹화(松花)강의 흐름을 연상케 하는 건축물과 공원을 디자인했다.
2015년 12월 개관한 음악당은 연면적 7만9000㎡(약 2만3900평)에 최대 높이는 55m이다.
직각으로 이어진 대극장(1838석)과 소극장(414석)은 오페라, 뮤지컬, 발레, 음악회 등을 개최하기에 적합한 구조다.
흰색 알루미늄 패널로 시공된 외관은, 곡선 지붕이 다이아그리드 공법으로 만든 투명 유리창을 감싸 큰 물줄기가
휘몰아치는 것처럼 역동적이다. 건물 내부도 만주 지역에서 자생하는 물푸레나무 목재를 활용하여 부드러운 곡면으로
마감해 온화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물푸레나무는 특히 탄성이 뛰어나 난반사(亂反射)되는 소리를 잘 흡수해 음향 효과를 높인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역사로 간직한 하얼빈시는 이 건물 덕분에 음악 도시의 면모를 더해가고 있다.
2016년 'CNN 스타일'은 이 음악당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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