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中國消息

[Why 화웨이]④ "애플·아마존도 위기 겪었다"…화웨이의 자존심

바람아님 2019. 2. 7. 08:50
조선비즈 2019.02.05 14:00

화웨이는 2002년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03년 KT에 10기가(G)급 광통신 장비 공급을 시작으로 최근인 2018년에는 LG유플러스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018년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여론은 ‘백도어’ 이슈를 거론했지만 화웨이는 "언제든 검증받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백도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서버에 전달되는 것을 뜻한다.

화웨이는 2014년 스페인 인증기관 ‘ENAC’로부터 백도어가 없음을 인증 받았다. 소프트웨어의 본질인 소스코드를 검사하여 제시된 기능 외에 기능이 있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2018년 4월에는 유럽연합(EU)의 안전규격 공식인증기관 ‘TUV SUD’의 검증 요구조건도 모두 통과했다. 시험인증 절차에 2개월이 걸렸다.

화웨이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지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화웨이는 자신들의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보안 문제도 "언제든 테스트하라"는 태도다. 사원들도 애사심이 뛰어나다.

2018년 12월 19일 화웨이 구 사옥에서 만난 한 화웨이 사원은 "어느 회사나 리스크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며 "애플이나 아마존도 다들 위기를 겪었고 지금은 거대한 회사로 성장했다. 이같은 시기를 잘 버티고 이겨낸다면 모두가 화웨이라는 기업을 인정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화웨이의 신 사옥 건축 현장에서도 느껴진다. 화웨이는 구 사옥에서 차량으로 약 15분 떨어진 거리에 신 사옥 ‘화웨이 마을(Huawei Xiliubeipo Village)’을 짓고 있다. 유럽 특유의 디자인을 담은 빌딩들이다. 건축학도인 런정페이 회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직원 18만명 중 2만~3만명이 이곳에서 일할 예정이다.

크기는 110만㎡(33만2750평)이다. 크기 22만9539㎡(6만9435평) 여의도공원의 약 5배다. 빌딩수는 108개다. 타운의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는 약 7.8㎞다. 신 사옥 내부에 셔틀트레인이 다닐 정도다. 완공 예정일은 2019년 하반기다. 근처에 수십채의 직원 전용 아파트도 짓고 있다. 시장 가격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 가격을 받을 계획이다. 현재 빌딩수를 기준으로 2만~3만명이 이곳에서 일해도 빈 빌딩이 남아돈다.

화웨이 신 사옥 내부에 설치된 직원 이동 전용 셔틀트레인. /안별 기자
화웨이 한 관계자는 "완공이 된 후 2만~3만명이 들어와서 일을 하게 된다 해도 빌딩이 남는다"며 "하지만 2020년·2021년을 거쳐 수만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많은 빌딩을 지었다"고 말했다. 거대한 규모의 사옥 건축으로 "화웨이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셈이다.

또 런정페이 회장은 퍼포먼스를 위한 효율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화웨이 사옥 내부 식당 주인들은 전기료·수도료를 내지 않는다. 식당이 전기료와 수도료를 내다보면 비용 절감을 위해 설거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대로 된 요리도 못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세 달에 한 번 씩 설문조사를 거쳐 불만이 가장 많은 음식점을 퇴출시키기도 한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야 화웨이 직원들의 퍼포먼스가 향상된다는 게 런정페이 회장 논리다.

화웨이 신 사옥 화웨이 캠퍼스의 내부 모습. 해외 대학교 캠퍼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안별 기자
하지만 단점도 뚜렷하다. 모두가 밤낮 없이 일하니 흔히 말하는 ‘일과 휴식의 양립’이 안 된다. 실제 휴가 관련 질문을 던지자 사원들은 난처한 표정으로 "따로 휴가 날짜가 정해져 있진 않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화웨이 캠퍼스에서는 오후 8시 30분이 넘으면 식당에서 무료 식사가 제공되고 오후 9시 30분이 넘으면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야근이 일상화라는 소리다.

노동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도 ‘빨리빨리’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말도 안되는 노동량을 유지해온 문화가 있다"며 "점차 변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도 어느정도 성장 단계에 다다르면 분명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