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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화웨이]③ 화웨이는 '미중무역 전쟁'의 피해자?

바람아님 2019. 2. 6. 08:42
조선비즈 2019.02.04 14:00

젊은 인재들의 선택을 받은 화웨이지만 최근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2018년 11월 "미국이 동맹국에게 중국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지 말라고 설득했다"며 "독일·이탈리아·일본 같은 정부와 해당 국가의 통신사가 설득 대상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를 포함해 중국 기업을 배제하고 있다. 이유는 보안 이슈다. 또 동맹국에게 중국 기업 배제까지 설득하면서 그 대표적인 타깃으로 화웨이를 지목한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보안 이슈에 관한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보안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쓰지 말라고 나섰다. /화웨이 제공
이 때문에 화웨이는 ‘미중무역 전쟁의 피해자’로 불리고 있다. 미중무역 전쟁은 2018년 7월 미국이 340억달러(38조4506억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보복 조치로 똑같이 340억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화웨이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화웨이는 미중무역 전쟁의 피해자로도 볼 수 있다"며 "국가안보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까다롭게 할 수는 있지만 일반 통신망에서는 보안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고 미국에서도 ‘어떤 정보가 빠져나갔다’ 하는 그런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 최근 있었던 미국의 중국 기업들을 향한 핍박 사례를 보면 미중무역의 피해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불매는 점차 미중무역 전쟁의 사례에서 ‘정보기술(IT) 전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IT 산업이 더 성장하기 전에 짓누르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IT 굴기’를 외친 중국은 스타트업·인터넷·스마트폰·통신 같은 분야에서 폭발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는 이미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꼽힌다. 화웨이는 통신 장비와 스마트폰뿐 아니라 클라우드·빅데이터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움직임은 이같은 중국이 더 성장하기 전에 억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2018년 12월 12일 "미국이 5G라는 새로운 기술의 고지를 중국에 내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화웨이 불매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렇게까지 중국의 IT 굴기를 저지하려는 이유는 뭘까.

IT는 작게는 개인의 삶을 바꾸고, 크게는 국가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분야다. 미래에는 냉장고와 스마트폰이 연결되는 등 사물과 사물이 모두 연결되는 세상이 전망된다. IT의 미래가 ‘연결(Connection)’로 꼽히는 이유다.

연결의 중심에는 5G가 있다.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르고 실시간에 가까운 반응 속도가 특징이다. 자율주행차를 포함해 연결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12월 공개된 에릭슨의 모빌리티 보고서를 보면 2024년까지 전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5G 통신으로 연결되고 15억건 이상의 5G 서비스 가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4년 전체 모바일 가입건수의 17%를 차지하는 수치다. 셀룰러데이터를 이용한 사물인터넷(IoT) 연결 건수도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에는 연결 건수가 41억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전력이 장점인 셀룰러 IoT는 기기만으로도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없이 셀룰러 통신이 가능하다.

셀룰러 IoT를 통해 스마트시티나 물류·농업 같은 여러 산업에서의 협업이 가능하다. 작게는 냉장고와 스마트폰을, 크게는 국가와 국가를 이을 수 있다. 5G 기술을 활용한 IT 패권은 국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 요소로도 전망된다.

결국 통신 기술이 미래 국가 전략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중국은 통신 기업인 화웨이를 등에 업고 IT 패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IT 패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1월 29일(현지 시각) "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협박하면서까지 화웨이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며 "차세대 이동통신(5G)를 장악하는 나라가 21세기 후반 세계의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전했다.